함께한 여행과 지금 사이에 점차 시간이 쌓여가고
그 때 그 추억은 자꾸만 색이 바래간다.
그 시간, 그 추억, 그 느낌과 그 풍경 속에 묶인 사람은
그 많은 사람들 중 오직 나 뿐이었으며
나를 뺀 다른 이들은 그 시간을 그저 추억으로 남겨둔 채
과거와 현재 사이에 뚜렷하게 선을 그은 듯
나를 두고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아직 그 시간에 묶여있는데
여름밤의 꿈이었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털어내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이 백 번 옳지만,
내 모든 시간을 통틀어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 날에 나만 남겨진 것 같아 외롭다.
공원에서 어떤 이들은 한가로이 걷고 누워 책을 읽을 때
어떤 이들은 죽음에 직면한 것처럼
우리도 또한 같은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보고싶고 또 보고싶은 사람들, 그 시간, 그 꿈 같던 모든 자연, 별, 은하수 그리고 별똥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