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지탱하는 것들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나라에 잠시 빌려준 사랑하는 사람을 한 달에 한 번 남짓 만날 날을 고대하는 것
계절마다 한 번씩 만나지만 언제 만나든 즐거운 친구들과의 술 약속
한 주의 마지막 알바를 마치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잠시 선풍기 바람을 쐬는 일
(그런 날은 왠지 밤이 더 길고 여유로워 마음도 너그러워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한 달에 한 번 고향에 가서 사랑하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우리 집 강아지들을 보는 것
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며 길고 긴 여름 저녁을 즐기는 일
지금처럼 여유로운 휴일 저녁에 노래를 들으며 그동안 미뤄왔던 글을 쓰는 일
바쁜 일정에 치여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지 못하다 휴일 낮에 시원한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일
다이어리에 일정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이번 달과 다음 달 계획을 미리 짜는 기분
손으로 낙서하듯이 한 주를 계획하는 것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방송을 들으며 하는 토익 공부
좋아하는 노래를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는 것
하루 한잔 마시는 라떼 아이스
(커피는 진정한 행복..! 하지만 어제부터 커피를 끊기로 해서 지금 굉장히 난폭한 상태.)
가사가 없는 경음악을 듣는 것 ex) 테일즈위버 - reminiscence
빗소리를 듣는 것
(실제 비 오는 소리를 당연히 더 좋아하지만 그게 안 될 때면 Rainy Mood에서 듣는다.)
가끔 예쁜 사진을 찍는 일
가을 옷을 미리 구매하는 것
적어보니 생각보다 많다.
돌아보면 내가 누릴 행복이 어디에나 존재하는데,
왜 나는 지금 불행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