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ired. I'm so fucking tired.
학원에서 일하면서 나는 병들어갔다. 극심한 우울에 시달렸다. 일하러 가는 게 너무 싫고 일하는 도중에는 어깨가 무겁고 몸이 늘어지고 피곤했다. 하기 싫어하는 애들한테 뭘 시켜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매일 짜증나고 우울했다. 그저 그만두고만 싶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봐도 그런 시도 자체가 짜증이 났다. 그저 때려치우고 현실도피하고 싶었다. 매일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우울과 짜증은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시간을 벌면서 뭘 할지 찾아보려 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출근길마다 슬프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날씨가 좋으면 더 서글펐다. 그대로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멀리멀리 가고 싶었다. 퇴근길에는 항상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안주를 사서 집에 왔다. 그거라도 있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보다 힘든 일이 훨씬 많다는 걸 알았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고 힘든 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1년만 일하기로 했으니까 매일 그 1년이 끝나기 만을 기다렸다. 막상 그만두면 답도 없으면서.
너무 힘들고 지쳤다. 하는 게 없는 데도 지쳤다. 지쳐서 슬펐고 슬퍼서 지쳤다. '지친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났다.
그때 <인사이드르윈>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I'm tired. I'm so fucking tired'라는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 와닿았다.
몸이 너무나 무거웠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매일매일이 너무도 지쳤다. 내 얼굴은 지쳤다고 말하는 르윈의 얼굴과 같을 것만 같았다. 그처럼 나도 희망도 돌파구도 없는 지치고 힘겨운 인생을 살고 있었으니까.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 문득 내가 몇 살인지 떠오르면 숨이 턱 막히고 불안감이 닥쳐왔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뭐 한 걸까, 그 오랜 세월을 나는 낭비하며 살았구나' 생각했다. 이 나이 먹어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한참 젊은 나이였는데. 지금 그 나이면 많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때는 그렇게 늦었다고 생각했을까.
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내가 싫었고 그만둬도 답이 없는 상황에 숨이 막혔다. 왜 이리 힘들지. 왜 이리 싫기만 한 걸까. 일이 너무 싫었고 내가 너무 싫었고 살기가 싫었다.
이런 상태가 그 이후로 몇 년이나 지속됐다. 영어학원을 그만두고 몇 달 놀다 회사에 취직해서도 계속 같은 상태로 같은 생각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항상 몸이 무거웠고 무거운 몸을 느끼면 눈물이 날 것 같았고 일이 싫었고 고작 이것도 못해내는 내가 싫었고 출구가 보이지 않아서 절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