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 이야기

사춘기 아들아, 너 뭐 돼?

by Mari
챗지피티가 상상한 우리집 삼남매..아니 막내딸냄 왤케 커졌..


아들아!

샤워실 들어가면 문 닫아걸고 샤워기 틀어놓고 세월아 네월아 앉아서 물만 맞다 나오는 아들아, 어쩐지 머리가 미역스러워지더라?

세수 좀 하라고 다섯 번은 말해야 세상 귀찮은 얼굴로 대충 비누 한 번 쓰윽 훔친 손으로 얼굴 묻히고 대충 물 손에 받아 얼굴에 끼얹고 나오는 아들아, 요새 너 여드름 많이 늘었더라?

네가 알아서 다 할 거니까 잔소리 좀 하지 말라며, 이 게임 저 게임 게임만 차암 다양하게 즐기는 아들아, 알아서 다 하는 거 맞지?

시험이 낼모레면서도 태평하게 시험 잘 볼 거니까 걱정 말라며 느긋하게 만화책이나 보고 있는 아들아, 왜 엄마가 안절부절일까?

화장실 갈 때도, 밥 먹으러 올 때도, 거실에 잠깐 나올 때도 손바닥을 그렇게 들여다보는 아들아, 너 손에서 빛이 나오드라?

동생들만 보면 장난치고 싶어서 부릉부릉 하는 아들아, 동생들 짜증 내는 거 보면서 잘도 웃더라?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요즘 중2 아들..

엄마가 잔소리하면 걱정하지 말라며 능글능글 거리는 거 보면 갈수록 회피력만 느는 것 같은 느낌.

잔소리를 하다가도 이미 눈 빛이 안 듣고 있다는 걸 강하게 뿜어내면 나도 기운이 탁 빠져서 과연 이러는 게 먹힐 것 같지도 않다고 느끼게 된다.

아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과연 갱년기 엄마는 아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 내 중학교 시절을 거슬러 가본다.


결코 조용하지 않았던 내 중학시절.

점심시간.

책상을 다 붙여서 무대를 만들고 학용품 밴드를(?) 결성한 친구들과 책상 위로 올라가,

필통 대여섯 개를 깔아 놓고 드럼이라고 헤드뱅잉을 하며 연필로 치던 나...

내 옆에서 빗자루로 기타를 치던 친구, 머리에 체육복을 두르고 대걸레 마이크대를 휘적 거리며 노래 부르던 친구,

신기한 구경거리를 놓치지 않겠다며 모여든 친구들..

아, 예사롭지 않았다. 그때의 나.

항상 친구가 많았던 나는 지금 중2 아들과 일견 비슷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많아서 친구들과 번갈아가며 게임하는 아들, 주말만 되면 친구들과 찜질방이며, 롯데월드며, pc방으로 놀러 다니는 아들은,

학교 끝나면 만화방이며, 분식집이며, 올림픽 공원으로 놀러 다니던 나와 똑같구나.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하던 엄마에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던 그때의 내 대사와 어쩜 토씨하나 안 바뀐 건지..

역시 내 씨는 내 씨다.


그래도 아들아, 불혹을 훌쩍 넘겨 어느덧 지천명을 바라보고 있는 엄마는 말이다,

자식을 키워보니 자꾸 지난날에 후회가 남는단다.

커보니 어릴 적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아깝다고 느껴져, 그걸 알려주고 싶은데 너에게 말하기 쉽지 않구나.

엄마가 하는 말엔 자꾸 살이 붙고 양념이 붙어서 점점 커지니 속알맹이는 안 보이고 볼품없는 껍데기만 너에게 보이게 하는구나.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 더 알차게 살고 싶은데, 좀 더 나를 단련시키며 살고 싶은데, 늙어가는 엄마는 그러질 못하니 너를 괴롭히는 걸까?


이게 다아 너 잘되라고 하는 거란다.라고 하면 엄마도 꼰대소리 듣겠지?

아니, 어쩌면 너는 이미 엄마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엄마는 너 다 이해해.

엄마도 중학교 땐 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고.

더했으니 잔소리를 하는 거지. 물론 안 들리겠지만.

근데 아들아, 그거 아니?


너도 사춘기 시절 겪고, 어른이 되어

지난 시절에 대한 회한을 깨닫고,

사춘기 자식과 마주하게 될 거야.

그리고 말하겠지.


‘도대체 왜 저럴까?

나는 안 그랬는데…‘


그러다 곧 깨닫겠지.


‘아, 역시…

내 씨는 내 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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