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애틀 닥터오 Dec 05. 2020

책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곳, 브런치

내가 책을 읽는 이유


나는 책을 읽는다. 책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책을 읽다 보면 좋아져서 책을 읽는다. ‘취미가 뭐예요’라고 물으면 나는 ‘책 읽기’라고 답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아, 책을 좋아하시는군요.’라는 반응을 한다.


하지만, 나는  읽는 것보다는 영화보기를 좋아하고, 드라마도 사랑하고, 음악은  삶의 일부이고, 누워서 과자 먹기, 쇼핑하기, 수다 떨기 등등 이런 것들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다.  읽기를 거부하는  안의 게으름 피우는 한량을 얼르고 토닥이 책을 읽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나도 책 읽는 것이 음악 듣는 것이나 드라마 보는 것처럼 쉽지 않으니,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 많으면 좋은 에너지를 얻어 나도 덩달아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 주변에서 찾기 어렵다.


그런데, 브런치에 가입하고 작가님들을 둘러보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너무도 많아 헤븐에 온 것 같다. 이 작가님, 저 작가님, 책 읽기를 빼놓고 글을 쓰시는 분은 단 한분도 없다. 시간 날 때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책 좋아하는 이유 하나로 친근감을 느끼면, 브런치란 공간이 더 정겹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세 가지 정도 된다.


첫째는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뇌의 어느  부분에 ‘반짝하고 불이 들어오는 느낌이 좋다. 먼지 쌓인 보물 창고에서 드디어 보물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나는 살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어느 누구는 생각하고 깨달아서 글로 기록해고 책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좋은 도전을 준다.


매일매일 같은 삶을 살다 보면, 새로운 도전 없이 인생이 흘러가는 것이 두렵다. 책은 나에게 즐거운 불편함과 신선한 도전을 선사하고 이런 두려움이 사라질 수 있게 해 준다. 


둘째는 책에 쓰인 좋은 내용들을 마음에 새기고, 삶에 적용하며 변화되는 내 모습이 대견해서 좋다. 나쁜 습관도 조금씩 바꾸려고 연습하고, 생각의 방향도 틀어보고, 대화의 기술, 삶의 기술을 써먹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라는 목적이 없음에도 책을 읽고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지내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나로 변화되어 있는 것이 기가 막히게 신기하다.


우습지만, 남자 친구가 안 생길 때는 책으로 연애를 배웠고, 연애의 기술보다는 더 좋은 내가 되어 좋은 남자 친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우울증이 심할 때는 심리서적, 자기 계발, 철학, 신앙, 성경을 읽으며 스스로를 치유했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에세이, 고전, 일반 소설들을 읽으며 충분히 쉼을 즐겼다.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고 껍데기 같은 나 자신이 싫을 때는 침묵하는 연습을 하며 조용히 책에 더 집중했다. 주변에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수양하는 마음으로 독서를 했다. 결과는 항상 나에게 플러스였다. 내가 기술과 치유와 휴식과 수양을 원할 때, 책은 내가 원하는 것들을 제공했다.  


셋째는 책을 읽다 보, 여러 다양한 작가들과 조우하고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사람들을 덤으로 만나니 그것도 좋다. 나는 대단하게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성이 있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 보니, 책 안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책 밖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덩달아 흥미로워졌다.  사람  사람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누군가를 만날 ,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있다.’ 생각한다.


사람이 인간관계에 있어 관계를 맺을  있는 최대의 인원수가 백오십 명이라고 한다. 나는 좋은 책을 읽어서 좋은  같은 사람들 백오십 명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올해 읽은 책의 권수는 성경 일독을 포함하여 스물다섯 권쯤 된다. 브런치에 가입하고 읽은 브런치 책의 권수를 합치면 훨씬  많다. 원래는 평균 일 년에 열네 권 정도였는데, 팬데믹이 시작되고 책을 더 많이 탐독하게 되었다. 뜻하지 않게 좋다. 독서량이 많아지니, 더 많이 읽고 싶어 진다. 그래서 내년에는 성경 삼독과 일반 서적 오십 권에 도전하려 계획을 세웠다.


책 한 권이 지나갈 때마다,

어떤 새로운 깨달음이 올지,

또 어떤 좋은 마음으로 바뀌게 될지, 

또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될지 기대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망각의 저주 아니 축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