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정여울 작가님 추천 -쓰기의 감각

쓰기의 감각.JPG


이 책은 출간 후 25년간 한결같이, 아마존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이다. 앤 라모트는 미국에서 ‘대중의 작가’ 로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좋은 글이란 어떤 글 인가와 좋은 작가란 어떤 작가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겐 읽고 쓰는 건 권태감을 느끼지 않는 유일한 일이다. 내가 진정 나 자신이 되는 느낌. 내가 정말 되고 싶은 내가 되는 느낌. 그게 글쓰기의 가장 큰 기쁨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잊어버리는 순간 가장 기쁜 것 같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고 나와 비슷한 생각에 공감해줄 거라는 희망이 글을 쓰게 한다. 연결되고 싶은 열망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게 글쓰기의 기쁨이다.

“좋은 글쓰기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미사여구가 많고 멋진 글보다는 진실한 글을 쓰고 싶다.”

“시작이 반이라고, 종이 위에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친구는 첫 번째 원고를 '내린 원고' 라고 부른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모두 종이에 내려 쓴 원고라는 뜻이다. 두 번째 원고는 '올린 원고' 라고 부른다. 한 번 수정하여 내용이 향상된 원고라는 뜻이다. 이때 당신은 보다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도록 노력해야한다. 세 번째 원고는 ' 치과 원고' 라고 부른다. 모든 치아를 하나씩 하나씩 다 검사하듯, 각각이 흔들거리는지 너무 붙었는지 썩었는지 혹은 하늘의 도우심으로 여전히 건강한지 살펴본 원고라는 뜻이다.”


“한번은 에단 캐닌에게 글쓰기에 관해 알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졸랐다. 그러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호감 가는 작중 화자만큼 중요한 건 없지."


“소설이란 희망을 품고 있어야 한다.”


존 가드너는 이렇게 말했다. "작가는 꿈의 세계를 창조한 다음 그곳으로 자신의 독자를 초대한다. 단, 그 꿈은 생생하고 지속성 있는 것이어야 한다."


“훌륭한 대화는 예리하고 간결해야 한다. 훌륭한 대화는 독자를 정신없이 몰아갈 수 있어야 한다.”


“글쓰기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 가는 것이다. 당신이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한 의미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을 볼 때 오로지 그들이 싸구려 옷을 입었는지 비싼 옷을 입었는지만 본다면, 당신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작가란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사람이다.“

“나는 솔직히,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당신이 경외심을 갖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뭣 하러 글을 쓰는가? 왜 여기서 이 고생을 하고 있단 말인가? 경외심을 세상에 대한 감탄, 그 속에 존재한다는감각,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게 아니라면 세상을 비웃고 세상과 등지는 방법도 있다. 우연히 들여다본 다른 사람의 영혼에서 아름다움이나 통찰을 발견한 순간처럼, 당신을 일 순간 전율케 한 시나 산문을 읽었던 때를 떠올려 보라. 갑자기 모든 것이 서로 통하는 것 같거나, 적어도 어떤 의미를 띠는 것만 같은 순간. 나는 이것이 작가로서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한다.사람들이 이러한 경외의감각을 되찾아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새로움에 혀를 찔리고, 종내는 자신을 가두던 좁고 제한된 세계를 부수고 나올 수 있게 돕는 역할 말이다.”

“그토록 자기 안위만 생각하는 태도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편협하고 어두운 나르키소스적인 관점으로는 아무에게도 희망을 주지 못한다.”


“당신이 단편소설이나 원고를 몇 편 시작하긴 했지만, 공들여 끝내는 작업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그 작품에 대한 재미나 신념마저 잃어버린 지경이라면, 그 글의 중심에 당신이 열정적으로 몰두할 만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 글의 중심 주제와 당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에 보다 몰입할 필요가 있다. 한 마디로, 당신이 가장 열정적으로 믿는 윤리적인 관념이 있다면 바로 그런 관념을 나타내는 언어로 글을 쓰면 된다.”

“당신의 작품 속에서 단 한 줄의 문장만 반짝여서는 안 되고, 작품 전체가 진실이어야 한다. 그것을 담아내려면 일종의 내용 전개가 필요할 것이고, 다층적인 면도 필요할 것이다.우리는 여기서 한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즉, 우리는 이미 알려진 세계와 미지의 세계 사이에 놓은 곳에 서서, 양쪽 세계 모두에 근접하여 낚싯줄을 당기려고 애쓰고 있다. 그 일을 하는 데 책 한권이 통째로 필요한 이유이다.“


“당신이 나와 비슷한 부류라면, 처음부터 적지 않은 기대를 품고 글쓰기를 시작할 것이다. 당신은 재기발랄하고 반짝이는 통찰이 가득 담긴 글을 써서, 당신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영리하고 섬세한 작가인지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일 조금씩 글 쓰는 요령이 늘어 가면서, 오히려 당신은 당신의 캐릭터들이 인간 드라마를 연출하기를 원하기에 이르는데, 그 변화는 거의 자연 발생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해서 쓴 드라마나는 대부분 재기발랄함이나 반짝임과는 거리가 멀 것이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매우 훌륭하다. 사실 대부분의 훌륭한 글쓰기의목적은, 윤리적인 조명을 비췄을 때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폭로하는 데 있는 듯하다.“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 당신은 기본적으로 많은 글을 써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신이 쓰고 있는 주제에 그만큼 깊이 몰입하는 일도 필요하다. 꼭 복잡한 윤리 철학을 견지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내 생각에 작가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고, 인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신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라.“


“글쓰기는 결국 당신이 자신을 믿도록 스스로 최면을 걸어서 어떤 식으로든 글을 쓴 다음, 최면에서 깨어난 후 그 글을 냉정하게 검토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일이란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것이라 할 수 있고,살면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것을 일용할 양식처럼 여기며 놓치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


“토니 모리슨은 이렇게 말했다. "자유의 역할은 다른 누군가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더 이상 좌절한 상태가 아니거나, 어떤 사람이나 삶의 방식에 속박되지 않게 되었다면, 당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라고. 다른 누군가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라고 말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당신의 그런 행동을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 가족의 일원들이나 다른 비평가들은 당신이 차라리 당신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모든 것을 다 글로 적어 보라. 당신이 쏟아 낼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종이 위에 기록하는 것이다. 엄청나게 조악하고, 제멋대로에, 짜증 자고, 징징거리는 초고를 써보라. 당신이 할 수있는 최대한의 것을 있는대로 꺼내는 것이다. “


“나는 남의 눈에 띄려고 그 책을 쓰는게 아니라, 기록할 가치가 있는 개인사를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려고 애쓰고 있었으니까. 즉, 나는 단지 내 아버지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고, 그 책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썼다.“


“당신이 계속해서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 정말로 글 쓰는 일 자체에 홀딱 빠져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글 쓰는 일의 진정한 보상은 바로 글쓰기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작가가 되는 일은 늘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사는 것이다. 당신이 깨어 있고, 통찰과 단순성과 진실에 대한 진정한 배려를 갖추고 글을 쓸때, 당신은 독자의 인생을 밝혀 줄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독자는 당신이 말하는 것과 당신이 그려 낸 그림에서 자신의 인생과 진실을 알아볼 것이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끔찍한 고독을 감소시킨다. 직접적이고 감성적인 방식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라. 너무 미묘하거나 애매모호하게 쓰지 말고. 당신이 쓰려는 소재나 당신의 과거에 대해 너무 두려움을 갖지 마라. 당신이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너무 집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두려워해야 한다. 당신의 글을 완성하지 못하는 일만 두려워하라.“


“당신 내면의 어떤 것이 진짜라면, 우리는 아마도 그것에서 재미를 발견할 것이고, 그것은 마침내 보편성을 획득할 것이다. 그러려면 당신의 작품 속에서 진정한 감정을 담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감정의 핵심으로 들어갈 수 있게 직설적으로 써라. 상처받기 쉬운 취약성에 대해 써라. 감성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지 마라. 오로지 무용한 것이 되지 않을지만 걱정하라. 미움받을 각오를 하고 써라. 당신이 이해하는 그대로 진실을 말하라. 작가라면, 그렇게 해야 할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혁명적인 행동이다. 진실은 언제나 체제 전복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그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가능하다면 매일매일, 그것도 남은 평생 내내 말이다. 전념과 헌신이 그들만의 보상이 될 거라고 제안하거나, 오로지 글쓰기에 전부를 바칠 때만 삶의 위안과 목표와 지혜와 진실과 자부심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말하면, 그들은 처음에는 나를 엄청나게 적대시한다.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른다. 그들이 글을 통해 추구하는 것을 내가 모조리 부정하기 때문이다.


“명예와 부의 측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상관없이, 글쓰기에 헌신하는 일은 당신을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세상과 접촉하는 일에 신경쓰지 않았고, 사회에 기여할 마음도 없었고, 그냥 혼자만의 일에 전념하던 무렵의 당신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예술가가 되는 일이 가장 좋은 이유는, 미친 사람이 되거나 편집자에게 편지를 쓰는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산다는 점이다. 비록 한 편의 글도 발표한 적이 없다 하더라도, 당신은 스스로를 쏟아부을 만한 중요한 어떤 대상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왜 글을 써야 하는 거죠?"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바로 영혼 때문이라고. 마음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읽는 일은 우리의 고독을 덜어 준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한 마디로 그것은 우리의 영혼의 양식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1. 사랑해서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