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최인아 북클럽 책- 전략가, 잡초


매달 초가 되면 기다려지는 일이 있다. 바로 최인아 책방 북클럽의 책이다. 매번 나를 궁금하게 하고 놀라게 하는 최인아 북클럽의 책 선정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략가, 잡초' 라니... 너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에서 내 호기심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이자 농학박사이며 가장 인기 있는 대중 과학 저술가 중 한 사람이다. 이 작가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잡초를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잡초의 진짜 모습을 알려준다. 잡초의 생태와 그와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는 우리네 사는 모습까지 들려준다. 책에서 인상적인 문장들을 공유합니다.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랠프 왈도 에머슨이 한 이 말은 잡초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 우리의 가치를 아직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잡초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 입니다. 그리고 그 개성에는 평균이 없습니다. 평균이란 우리 삶에도 없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각자 다른 것이지 잘났거나 못난 것은 아니라고 이 책은 일깨워 줍니다. "


"잡초가 되기 쉬운 식물의 성질을 '잡초성' 이라고 하는데, 이 잡초성이 있는 식물만 잡초로 살아갈 수 있을 뿐 아무 식물이나 잡초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잡초가 이 세상에 3만 종류나 있다는데, 농사지을 때 문제가 되는 주요 잡초는 250종 정도라고 하니 주요 잡초가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잡초는 '자칫 방해가 되는 식물' 이라는 특별한 분야에서는 엄선된 엘리트인 셈이다.


"살아남으려고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경쟁에 약하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다. 잡초는 어떻게 이 약점을 이겨냈을까? 연약한 식물 잡초의 기본 전략은 '싸우지 않는 것' 이다. 강한 식물이 자라는 곳은 피하고 강한 식물이 자라지 않는 곳만 골라서 잡는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쟁사회에서 도망친 낙오자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널리 퍼진 잡초는 누가 봐도 성공자로 보인다. 잡초는 경쟁을 피해 도망친 것이 아니다. 흙이 많지 않은 길가에서 난다는 것 자체가 잡초로써는 싸움인 것이고, 경작되거나 제초되는 밭에서 나는 것 역시 잡초로서는 싸움인 셈이다. 잡초가 강한 식물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를 피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생존을 걸고 경쟁에 도전하는 것은 사실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승부를 겨뤄야 할 상황이 온다. 잡초는 그 승부를 겨룰 장소가 어딘지 알 뿐이다. "


"경쟁에 강한 것만 강인함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묵묵히 견뎌내는 것도 강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씨앗 일시적인 따뜻함에 쓸데없이 기뻐하지 않고 잠자고 겨울 추위를 기다린다. 겨울 추위, 다시 말해 저온을 경험하지 않으면 싹을 틔우지 않는 성질을 '저온 요구성' 이라고 한다. 저온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요구하는 것이다.' 겨울이 오지 않으면 진정한 봄도 오지 않는다' 는 씨앗의 전략이 우리 삶에도 어떤 암시를 주는 듯하다.


"유전적 다양성은 생물에 아주 중요한데 인간사회에서는 이를 '개성' 이라고 한다. 만약 환경이 안정되어 앞으로 영원히 바로뀌지 않는다면, 유전적으로 성질이 각각 다를 필요는 없다. 그 환경에 맞게 엘리트들만 남으면 된다. 그러나 환경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환경에 따라 우수한 성질도 달라진다. 또는 시대가 변하면 원하는 성질도 크게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생물은 다양성을 지키면서 최대한 개성 있는 집단을 만들려는 것이다."


"잡초처럼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야생 식물이 전멸하지 않고 오랜 시간 세대를 이어나가려면 뛰어난 형질을 고르고 골라 똑같이 만들기보다는 개성 있는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식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는 것이다. 잡초는 이 부분에서 흔들림이 없다. 잡초는 어떤 환경에서든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가. 씨를 생산해야한다는 목적이 명확하므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그래서 잡초는 크기를 바꾸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거나 자라는 방법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잡초의 이런 생존방식은 우리 인생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바꿔도 좋은 것과 바꾸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꿔도 되는 것을 고집해서 괜히 에너지를 허비하기보다는 바꿔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을 지키면 된다."


"인간은 정리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생물이라서 스스로 이과와 문과, 예능과 체능 등으로 구별하기 좋아한다. 그리고 '남자다워라, 여자답게 행동해라' 또는 '너는 고등학생이니까....' 등 여러 가질 분류해서 특징을 부여하려고 한다. 하지만 잡초의 자유로움을 보면 '이렇게 해야 해' 라는 의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인지 알 수 있다. 자연계는 인간계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


"에머슨은 우리가 잡초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듯 주변에 넘쳐나는 가치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가치 있는 것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발밑에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가치는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잡초는 밟히면 일어서지 않는다. 하지만 잡초는 밟히고 또 밟혀도 반드시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긴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삶,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잡초의 혼이다. 물론 인간은 자손만 남기면 되는 단순한 생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무엇이 소중한가? 다행이 인간은 그것을 생각하는 뇌를 갖고 있다. 인간에게 소중한 것을 찾는 일 또한 하나의 삶일 것이다."


"넘버원이 될 수 있는 온리원인 장소가 니치다. 그것은 자신이 잘하는 일이나 좋아하는 일이다. 그때 살짝 방향을 틀어 그 주변에서 자신의 니치를 찾아보자. 잘하는데 좋아하지 않는 일은 살짝만 비틀어 보면 좋아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비틀어 보기는 생물에게도 중요한 전략이다. 모든 생물은 그렇게 조금씩 방향을 틀면서 넘버원이 될 수 있는 니치를 찾는다."


"독주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서로 도와야 이득이다. 이것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35억년 동안 생물이 진화하면서 이끌어낸 답이다."


저자가 걸어온 길은 잡초투성이었다고 한다. 고민도 많고 실패도 많고 구불구불 휜 길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쓸모없는 일은 단 하나도 없었고 올곧은 외길이었다고 한다. 내 이벤트 경력을 생각해본다. 14 년 걸어온 이 길에 대해서 나는 자주 흔들렸지만 외길을 걸어왔다.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 잡초는 그 승부를 겨룰 장소가 어딘지 알 뿐이다." 라는 문장이다. 내가 승부를 겨룰 곳을 생각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5. 정여울 작가님 추천 책 - 소유의 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