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는 스페인에 있을 때 많이 읽었던 시인이다. 한국어로 번역본을 발견해서 반가운 마음에 시 한 편을 올린다. 페소아는 시, 소설, 희곡 등 다양한 원고를 남기고 떠난 포르투갈 최고의 천재 시인이다. 시를 더 가까이 하고 싶다.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매 순간 변해왔다.
끊임없이 나 자신이 낯설다.
나를 본 적도 찾은 적도 없다.
그렇게 많이 존재해서, 가진 건 영혼뿐.
영혼이 있는 자에겐 평온이 없다.
보는 자는 보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느끼는 자는 그 자신이 아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뭘 보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며,
나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 된다.
나의 꿈 또는 욕망 각각은,
태어나는 것이지, 나의 것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의 풍경,
나의 지나감을 지켜본다.
다양하고, 움직이고, 혼자인.
내가 있는 이곳에서는 나를 느끼지 못하겠다.
그래서 낯설게, 나는 읽어나간다.
마치 페이지처럼, 나 자신을
다가올 것을 예상치 못하면서,
지나가버린 건 잊어가면서,
읽은 것을 귀퉁이에 적으면선
느꼈다고 생각한 것을,
다시 읽어보고는 말한다, "이게 나였어?"
신은 안다, 그가 썼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