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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정여울 작가님 문학 수업 -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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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은 20대때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스페인어로 읽었다. 20대때 스페인어로 읽은 데미안과 40대때 한국어로 읽는 데미안은 다르게 다가온다. 헤세는 힘든 시절에 융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비로소 심리학적인 요소를 포착할 수 있었다. 헤세 작품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어떻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까? 이 책은 싱클레어가 데미안 같은 사람이 되는 과정이이다. 싱클레어에서 데미안으로의 변화는 사회화에서 개성화를 한 인간으로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나는 그저 내 자신과 어우러진 삶을 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어려운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린 싱클레어는 대단해 보이고 싶어서 자신이 과일을 훔쳤다고 한다. 그런데 크로머는 이를 빌미로 싱클레어를 괴롭힌다.그런 싱클레어를 데미안이 도와준다.


"네가 무서워하는 누군가가 있는 게 분명해. 그런데 그런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거야. 안 될 말이지. 사람 앞에서는 누구도 절대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되는 거야. 내 앞에서야 물론 그럴 리 없겠지?"

"우리는 실험을 좀 더 진행시킬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너를 괴롭히고 싶진 않아. 그렇지만 그놈을 두려워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건 너도 잘 알겠지, 그렇지? 그 따위 두려움은 우리를 아주 엉망진창이 되게 하는 법이니까, 거기서 벗어나야 하는 거야"


크로머가 싱클레어의 개성화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두려움부터 없애야 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용감함에 놀란다.


대학교를 들어가며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멀어지며 방탕한 생활이 이어진다. 그 후 이상한 꿈을 꾸는데 데미안에게 해석해 달라고 한다. 싱클레어는 다음의 쪽지를 발견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하여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싱클레어는 아프락사스라고 불리는 것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선과 악, 신과 악마를 겸함 복합체로서의 독특한 신인 아프락사스에 대한 신앙, 그것은 다름 아닌 주체성 있는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 성장한다. 그러던 중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다. 부상으로 싱클레어는 보호소로 실려갔고 옆에 누워 있는 데미안과 다시 만난다.


"꼬마 싱클레어, 들어봐! 나는 떠나지 않으면 안 돼. 너는 아마 언젠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겠지. 크로머나 또는 그 밖의 일에 대해서. 그때 네가 나를 부른다 하더라도 나는 이제 말을 타거나 기차를 타고 갈 수는 없을 거야. 그럴 때에는 자기 자신의 내부에 귀를 기울여야 돼. 그러면 내가 너의 내부에 있음을 알아차릴 거야, 알겠어?"


"붕대를 감는 것은 아팠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아팠다. 그러나 나는 때때로 열쇠를 찾아 나 자신의 내부, 어두운 거울 속에 운명의 상이 졸고 있는 그곳으로 완전히 내려가기만 하면, 단지 그 어두운 거울 위에 몸을 굽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이젠 데미안 같은, 내 친구이자 지도자인 데미안과 같은 나 자신의 모습을 거기에서 볼 수 있었다."

데미안은 진실로 태어나려는 자의 몸부림의 과정에서 꾸준히 싱클레어를 이끌어준다. 마지막에 싱클레어는 이제 지도자조차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한다. 싱클레어는 그의 모든 동경과 사랑과 믿음의 상징인 데미안을 외계에서는 잃고 말았지만 내면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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