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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제국의 충돌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대학원 생활을 한지 한달 정도가 되가는데 수업에 적응하느라 글을 많이 올리지는 못했어요. 40대에 공부를 하니 20대에 공부했을 때와는 조금 다르네요. 그래도 하고 싶은 공부이다 보니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통대생은 언어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과학 환경 에너지 과학 등 다양한 배경 지식 공부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주말엔 배경 지식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지난 주엔 경제 책을 읽었고, 오늘은 미중 관계를 다룬 제국의 충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스페인어과에서 공부해서 스페인과 중남미 정치 경제만 공부할 줄 알았더니 미중, 한일, 한중, 한미,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미국과 유럽 연합 등 거시적인 안목을 키워주는 공부를 해서 마음에 듭니다.


중국은 직장을 다닐 때 출장을 자주 가던 곳입니다. 중국 파트너들과 삼성전자의 북경 올림픽 프로젝트를 약 1년을 진행했어요. 그래도 제일기획의 지법인이라 중국의 엘리트들만 뽑았더라구요. 굉장히 스마트하고 일도 잘하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지적하는 건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라 택시를 타거나 식당에서 좀 불편함을 겪기는 했지만 중국 동료들과 일한 경험은 좋은 추억으로 갖고 있습니다.


인트로가 좀 길었네요. 가끔 신문에서 탈중국 논란에 대한 기사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별로 생산적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칼럼에서 보니 투자 면에서 기업들은 이미 예전에 알아서 생산기지를 옮겼다고 하더라구요. 무역 면에서 현재의 대중 수출 비중은 전혀 과도하지 않다고 하구요. 우리 나라는 중간재 수출이 90% 인데 공장이 많은 곳에 수출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죠. 오히려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편 미·중 갈등이 점점 더 확대되는 속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외교 기조죠? 제국의 충돌에서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떤 편을 택해야 할지 몇 년 전부터 국제관계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논쟁 주제가 되고 있잖아요. 하지만 둘 사이에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지에 대한 자극적인 이분법 구도의 논쟁 가운데 미중 관계 변화의 역사적 경로와 본질을 짚어보자는 깊이 있는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죠. 이 책은 피상적인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미중 관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왔으며 어떤 요인들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지,그리고 향후 세계정세는 어떻게 변해나갈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의 중국 담론 지형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이 현재의 대결 구도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양국의 내부 불평등 해결인데, 이는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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