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스페인 기획자 Eli
May 31. 2023
통대에서는 통대생 전체를 모아놓고 매주 다른 주제로 연사를 초청하여 주제 특강을 한다. 지금까지 심리학, 미중 갈등, 와인, 기후 변화, 음악, 한국음식, 법률, 테크 라이팅 등등 정말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오늘은 심리학 주제로 다시 강연이 있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심리학 중 특히 인지심리학은 제일기획 시절 선배님의 권유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정여울 작가님도 심리학을 좋아하셔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심리학 교수님이 강연을 하셨는데 심리학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집단주의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요즘 MZ 세대들은 개인주의라고 많이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교수님은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다.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도 아니고 개인주의도 아니라고.
집단주의 사회는 분노가 낮은 사회인데 한국 사람들은 분노가 많다. 그리고 개인주의의 정확한 뜻은 자기 소신대로 사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내적인 요소가 행동과 생각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가 개인주의 사회다. .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다르다. 개인주의자가 이타적인 신념을 갖으면 누구보다 이타주의자가 될 수가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개인주의가 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왜냐하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 때문에 자식의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식 때문에 부모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개인주의다. 핀란드를 예로 들어주셨는데. 핀란드는 공교육 세계 1 위다. 핀란드는 학생의 진로 면담을 할 때 부모, 학생, 선생이 모여서 면담을 한다. 그때 선생이 학생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그게 정말 자신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생각인지 물어본다. 우리 나라가 개인주의로 바뀌기는 어렵다면 그럼 한국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인가?
한국 사람은 관계주의라고 한다.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의 영향을 받는 사회다. 조직에서도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을 많이 하고 내일 네일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나는 이런 꼬리표들이 불편하다. 나는 해외에서 20년을 살았고 한국에서도 20년을 살았지만 한국 사람은 규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각자 다르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에게는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일기획을 15년 다니면서도 약 20개 국 넘어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도 느낀 것은 세상 사람들은 비슷비슷한 일로 기뻐하고 비슷한 일고 슬퍼하고 화를 낸다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절대 상대방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그게 내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항상 세웠던 원칙이었다. 생각보다 인류는 더 많이 연결되어 있고 비슷해서 굳이 민족별로 특징을 나누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조금 더 두드러지는 특징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그 민족을 절대적으로 대표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내가 어떤 특징에 조금 더 가까운지는 인식해야 다른 사람한테 관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