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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전략|BATNA, 언제 공개해야 할까?

협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책 *『Getting to Yes』*는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을 남겼습니다. 바로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입니다.
BATNA는 협상에서 제안된 조건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당신의 협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로부터 좋은 제안을 이미 받은 상태라면, 그 BATNA는 당신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세워줍니다. 반대로 다른 선택지가 전혀 없다면, 협상에서 훨씬 더 약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BATNA는 언제, 어떻게 공개해야 할까? 아래 여섯 가지 원칙이 도움이 됩니다.


1) 약한 BATNA는 절대 공개하지 말 것

BATNA가 불리할 때는 상대에게 절대 드러내지 마세요. 예를 들어 “이전 공급업체를 잃어 급히 새 계약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는 당신의 절박함을 이용해 가격을 높이거나 조건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2) 허세로 BATNA를 꾸미지 말 것

BATNA를 묻는 질문에 거짓으로 답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정도로 사실만 말하고, 허위 정보로 신뢰를 잃지 마세요. 협상에서 평판은 돈보다 오래 갑니다.


3) BATNA는 너무 일찍 밝히지 말 것

BATNA가 강하더라도 협상 초반에 드러내면 “협박”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가 그 BATNA를 과대평가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시간을 끌어 당신의 대안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BATNA는 협상 막바지, 다른 전략을 모두 소진했을 때 유용한 카드로 사용하세요.


4) BATNA를 실제로 개선할 것

좋은 BATNA는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옵니다.
구직자라면 네트워킹을 계속하고, 다른 기회나 경로(예: 추가 교육, 새로운 시장 탐색)를 열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5) 상대가 당신의 BATNA를 깎아내리려 해도 흔들리지 말 것

“그 딜러는 차를 엉망으로 팔아요” 같은 말에 쉽게 흔들리지 마세요.
상대는 당신의 대안을 약하게 만들려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 근거가 있다면 검토하되, 상대의 의도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6) 상대의 BATNA를 알아내려 노력할 것

상대의 BATNA가 강하다고 해서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히려 협상이 불가능한 조건이라면 일찍 결론을 내리는 것이 모두에게 효율적입니다.
반대로 상대의 BATNA가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의 협상력은 훨씬 강해집니다.


결국 BATNA는 협상의 ‘숨은 카드’이자, 자신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입니다.
그 가치를 과시하기보다는, 조용히 다듬고, 결정적 순간에만 꺼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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