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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구 Jun 06. 2019

영웅

우리들의 영웅을 기억하는 방법.


"Whatever it takes." 

"모든 걸 걸고."



2008년 MCU는 내 생일선물로 아이언맨을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내게 선물해준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한 MCU의 어벤저스 사가의 마지막 영화인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개봉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언맨을 보기 전까지 내게 히어로 영화는 힘이 센 히어로 한 명이 단순하게 악당을 무찌르고 지구의 평화를 구하는 단순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였다. 하지만 MCU의 히어로들은 달랐다. 개성 없이 오로지 '지구의 평화!'만 쫓고 그런 모습만 보여주는 영웅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히어로들 각자가 가진 이야기가 있고, 개성이 있고, 성장통이 있으며 이 모든 게 합쳐진 각자의 철학이 있었다. (이 점에서는 놀란의 배트맨이 최고지만) 때문에 각 영웅들이 가진 철학과 철학이 충돌하고 갈등하는 이야기가 그려지며 종전 히어로 영화에서 볼 수 없던 더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도 볼 수 있었다. 이런 MCU의 영화 모두 개봉 첫날 보지 않고서야 배길수 없었다. 



MCU의 수많은 영웅 나를 가장 심장 뛰게 하는 히어로를 뽑으라면 감히 순위를 매기며 나열할 수 없다. 히어로들 모두 각기 다른 이야기와 개성 그리고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심장 뛰게 하는 히어로를 꼽기는 어렵지만 가장 닮고 싶은 히어로를 꼽으라고 하면 큰 고민 없이 캡틴을 꼽을 수 있다.  캡틴을 쓰자마자 또 캡틴의 'Whatever it takes' 가 들려온다. 아 빨리 보고 싶다. 어쨌든, 크리스 에반스만큼 멋진 몸을 뽐내는 천둥의 신 그 자체 크리스 헴스워스도 있지만 가장 닮고 싶은 영웅으로 캡틴을 꼽은 이유는 캡틴이 보여주는 정신력 때문이다. 캡틴은 일반인에 비하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천둥을 뿜어내는, 비브라늄으로 몸을 도배하는, 최첨단 슈트를 입는, 거미줄을 뿜어내는, 그냥 초록 괴물 등 다른 동료들에 비해 그가 가진 건 오직 친구 아빠한테 선물 받은 방패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캡틴은 정신력 하나로 저 엄청난 능력을 가진 동료이자 히어로 군단의 캡틴으로서 팀을 이끈다. 



그가 가진 정신력을 높이 평가하고 닮고 싶은 이유는 우리 삶 속에 존재했던, 존재하는 우리들의 진짜 영웅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정신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늘의 우리를 있도록 해 준 진짜 영웅들 광복군과 독립운동가분들 그리고 오늘의 우리가 편안하게 인스타그램을 할 수 있도록, 밤새 손흥민 경기를 보며 열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많은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수많은 영웅 분들이 캡틴과 같은 정신력을 발휘하며 진짜 영웅으로써 모든 걸 걸고 우리를 지켜줬고 지켜주고 있다. 그리고 내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들의 영웅들이 보여준 정신력을 기리며, 반이라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더불어 많은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들의 영웅을 기리고 기억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뭔가를 영원히 기억하려고 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 기억을 끊임없이 갱신하고 창조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수전손택 _ 타인의고통 중. 



크로스핏 창조 국인 미국은 이미 내 바람과 같이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의 영웅들의 이름을 딴 Wod(Workout of the day)를 창조해 크로스피터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이 Wod를 Hero Wod라 부른다. 미국 내 수많은 크로스피터들은 이 Hero Wod를 수행하며 히어로들을 기리고 기억하며 그들의 정신력을 이어받고 있다.(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인 내가 미국의 히어로 이름을 딴 Hero Wod를 수행하며 그들의 이름을 기억할 때면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아마 많은 한국 크로스피터들이 나와 같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바로 '모든 걸 걸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를 지켜주었던 우리들의 영웅들의 이름을 딴 영웅 Wod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의 아쉬움이다. 정말 우리나라의 영웅 이름을 딴 영웅 Wod가 나온다면 그날만큼은 모든 걸 건다는 마음으로 Wod를 수행할 것이다. 우리의 진짜 영웅을 기리며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쓰고 나서 우리나라에도 우리나라의 영웅을 기리는 Hero Wod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한주호 준위님을 기리는 WOD 이지요. WOD 이름 '한주호' 


7round for time of 

7 thruster 95/65

7 sumo deadlift high pull 9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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