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과 인격에 관한 이야기.
"박진영은 착한 사람을 가장 중요시한다지만 나는 반대다. 우선순위를 두 자면 재능 있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 착한 사람 순이다."
요즘 가장 문제 되는 연예 기획사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의 가치 기준과 사상이 고스란히 담긴 인터뷰 내용은 사람이 아닌 경제가 먼저임을 주장하며 08~17년까지 국정을 가지고 놀며 자기들의 왕국을 건설해왔던 이들과 눈먼 지지자들이 떠오른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 기획사는 저 시절 획기적인 성장을 하며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2017년 박근혜가 탄핵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정부가 국정을 책임지게 됐다. 그 결과 사람을 뒤로하며 사람 목숨을 담보로 세워졌던, 세워지고 있던 왕국들이 조금씩 부서지고 있다. 왕국들이 조금씩 부서지고 있는 모습을 집관(집에서 관람한다는 의미) 할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현 정부의 지지자로서 인성에 대해 높은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 이 높은 민감도 덕인지, 때문인지 다방면으로 눈살을 찌푸리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으며 스스로에 대한 기준도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그 엄격함에 예시로는 먼저 '비속어' 또는 국어로 '욕'을 들 수 있다. 나 혹은 타인을 향한 비난과 힐난 섞인 비속어가 아니고서야 친구 간 친분을 과시하고 표현하는 욕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반면 내가 하는 욕에 대해서는 굉장히 자책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욕이 타인을 향한 비난과 힐난이 아닌 그 흔한 친근함의 표현이었을지라고 말이다.
'아, 아직도 이런 단어가 무의식 중에 입에서 불쑥 튀어나오는구나. 더 예민하게 반응해야지. 센스는 배울 수 없는 거라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연습해서 비속어 없이도 유쾌하고 또는 더 분명하게 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갖춰야지'
'욕'이라는 것 외에도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서 종사하시는 이들을 향한 편견 섞인 불쾌한 언행이다. 이 불편한 태도의 대표 격으로는 자유한국당 김태흠이가 국회 환경미화원분들을 대하는 태도를 들 수 있다. 2016년 국회 환경미화원분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해 김태흠은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돼서 툭하면 파업할 것"이라며 발언을 했고, 환경미화원 종사자분들을 향해 레이저를 쐈다. 이 불쾌한 언행은 김태흠이가 평소에 갖고 있던 가치 기준과 사상 그리고 그가 속한 자유한국당과 그 지지자들의 평소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언행이었다. 특히 내가 환경미화원분들에게 불쾌한 태도를 보인 김태흠이에게 분노하고 '기억'해두는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 엄마와 연결돼있는 듯하다.
어려서부터 엄마는 여러 가지 일을 하셨다. 여러 가지 일 중 빌딩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 여사님으로 가장 오래 종사했고 현재도 환경미화 여사님으로 종사하고 있으시다. 때문에 어렸을 적에는 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가 일하는 빌딩으로 찾아가고는 했었고 그 덕에 누구보다 편견 없이 환경미화 종사자분들에게 다가가는 당연함을 빠르게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김태흠이의 불쾌한 언행은 우리 엄마를 향하는 것이라 판단해 분노하고 기억해두는 것이다. 덧붙여 최순실을 향한 환경미화 여사님의 3 염병을 누구보다 유쾌-통쾌-상쾌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김태흠이가 속한 자유한국당이라는 집단을 지지하는 지지자 수가 인구의 30% 나 있다는 것이다. 그 정당에 그 지지자들이기에 김태흠과 같이 편견 섞인 불쾌한 언행은 일상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완전한 성인군자나 마동석만큼 강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언제나 편견 섞인 불쾌한 언행에 망설임과 고민 없이 즉시 반응하며 그 언행을 멈춰 새우지는 못한다. 다만 멈춰 새우지 못할 때면 내 언행을 살펴보고 혹여나 나 역시 저런 불쾌한 언행을 했던 적이 없나 하며 나를 돌아보는 반성의 거울로라도 삼는다.
그렇다, 타인의 언행과 인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내 언행과 인격에는 더욱 절대로 관대해서는 안 된다.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주의하고 반응하고 반성해야 한다. 크로스피터로서 무게와 횟수 PR(personal record)만 쫓는 것이 아니라, 인격 근육도 PR 할 수 있도록 계속 민감하게 운동하듯 연습하고 훈련하며 두터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