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됐다. ‘왜 안 돌아오지?‘라는 생각. 좋은 시간들을 쌓아가려 노력했던 이전과 달리 급작스레 늘어난 공허함이 요즘 이슈였다. 어떤 친구들은 노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던 반면, 어떤 친구들은 ’왜 나에게 돌려주지 않지?‘라는 마음이 쭈뼛쭈뼛 생기게 만들었다.
나는 나의 쿨하지 못함에 내 추구미가 부정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건 바로
’ 아무것도 안 주기‘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면 내 욕망이 삐쭉삐쭉 튀어 오른다. 나는 그 삐져나온 욕망을 잡아 관찰하고 분석하고 다른 흐름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욕망은 다음과 같았다.
’ 멋진 사람이 되면 안전하겠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나만 일방적으로 말하고 관계를 주도하는 관계.
여기엔 타인이 없지만 동시에 안전한 관계였다.
물론 에너지를 쓰는 건 덤.
나는 안전하기 위해, 멋지기 위해 자꾸 관계를 내쪽으로 끌었다.
물론 문제는 존재했다. 새로움과 색다름이 없다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남들에게 멋져 보이고 싶으면서도, 관계를 주도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그러니 에너지는 에너지로 들고, 재미는 재미대로 없었다.
결국 내 모순에서 나온지라 그 관계에 힘을 좀 뺐다.
그제야 나는 좀 자연스레 춤추는 무용수처럼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다.
아니, 오히려 재미도 있었다.
‘내가 멋져 보이려 했던 상대는 의외로 날 멋있게 안 봐줬구나.‘
‘상대는 나의 멋짐을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구나’등의 마음들도 그제야 보았다.
그 찬란한 모습에 괜스레 웃음과 부끄러움이 나왔다.
어떤 순간들을 쌓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요즘이다.
다만 생각해 보건대, 힘을 줘서 멋있어 보이려는 관계보다 웃고 떠들고 공감하는 관계들이 더 많이 남는 것 같다.
모든 순간을 어떻게 충만함으로 채울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어디서 올까.
물론 고독한 시간에서 오는 향유와 즐거움도 중요하겠지만, 공유와 공감과 확장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부디 멋짐만을 고집하지 않고, 당신과 함께 만드는 즐거움들을 쌓아가면 좋겠다고.
행복-에 대해 떠올릴 때 나타나는 장면에 나와 타인이 함께 있었으면 한다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