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작업한 회사나 디자이너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SNS에서 우연히 보게 된 그녀의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그림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시물에 걸려있는 태그로 들어가니 너무나도 취향저격인 그녀의 작업물들이 있었다. 브랜드 론칭을 생각조차 하지 않던 때였지만, ‘나중에 내가 브랜드를 론칭한다면 이 디자이너와 꼭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몇 년을 그녀의 계정을 팔로우할 때였다. <집과 산책>이라는 책을 읽고, 표지가 너무 맘에 들어서 디자인 정보를 확인하는데 그녀의 이름이 있었다. 평소에 올리던 작업물과 비슷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작업에게 정말 마음이 끌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도 그녀의 이름은 내가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발견할 때마다 있었다. <숙희> 샵이 을지로에 있을 때 바닥에 놓인 성냥갑의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어 기록했었다. 그리고 얼마 뒤에 그 디자인도 그녀의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꼭 브랜딩 디자인 작업은 그녀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브랜드 론칭을 마음먹었을 때, 용기를 내 그녀의 메일로 작업의뢰를 보냈다.
나처럼 처음 시작하는 작은 브랜드 작업을 해줄까? 거절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지만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 메일을 썼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역시 이렇게 작은 브랜드 작업은 맡지 않으시는구나라는 실망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