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과 함께 봄날은 왔다

벚나무 속으로 들어가면

by 이미령

벚나무 속으로 들어가면

벚나무속 나무의 백미는 계절을 화려하게 열어주는 “꽃”이다.

벚나무속 그 많~은~ 나무 중 벚나무, 앵두나무, 복숭아나무, 매화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아몬드나무 등 익숙한 나무를 만나보자. 이 나무들은 같은 소속이라 공통점이 많다. 일단, 대체로 5장의 꽃잎으로 구성된 꽃이 그렇다. 섞어 놓으면 누가 누군지 모를 만큼 닮아도 너무 닮았다. 그래서 다른 점을 찾아보자. 잎 모양, 꽃자루 유무, 꽃과 잎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는 순서, 꽃받침의 형태와 특징을 찾아 구별한다. 이 특징도 시간이 지나면 몽땅 섞여서 헷갈리지만, 이 소란은 열매가 등장하면 한 방에 해결된다. 해결사 열매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난장을 즐겨 봅시다.


1. 벚나무 Prunus jamasakura

봄의 상징이라 하는 벚나무는 한국인이 참 좋아하는 나무 중 하나다. 벚나무의 매력은 나무 전체를 뒤덮으며 흐드러지게 피는 풍성한 벚꽃의 아름다움에 있다. 퇴장을 알리는 낙화의 시간에도 꽃비가 내리는 장관을 연출해 준다. 20m까지도 자라는 교목으로 목재도 매우 우수해서 팔만대장경의 경판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 활을 만들 때 질기고 단단한 껍질을 이용하였다. 지금도 나무의 고운 결을 살려 가구, 식기를 만들고 있다.

벚나무종은 약 430여 종으로 한반도에는 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제주왕벚나무 등이 있다. 구례 화엄사(천연기념물 제38호), 덕수궁 석조전 앞에 올벚나무가 있다. 그리고 벚나무의 아종 중 수양벚나무는 수형이 독특해 버드나무처럼 긴 가지가 아래로 처져서 벚꽃을 시선과 가깝게 즐길 수 있다. 서울현충원, 선유도공원, 덕수궁에서 수양벚나무를 볼 수 있다. 전국에서 봄이면 남쪽에서부터 점차 위로 올라오는 벚꽃축제가 성시를 이룬다.

예민했던 한국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의 원산지 논란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제주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는 동일종이 아니라 서로 연관 없는 별개의 종으로 종결되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제주 왕벚나무(Prunus yedoensis var. nudiflora Koehne rehder)와 왕벚나무(Prunus yedoensis mastum)를 별개로 구분한다. 벚나무의 영명은 Cherry blossom tree로 구별해야 할 열매는 버찌(동양버찌), 체리(서양버찌, 양버찌), 타트체리(신양앵두)가 있다.

① 버찌(동양버찌)

버찌는 벚나무의 열매를 통칭하는 순우리말로 왕벚나무의 열매를 동양버찌라 하며, 체리(서양버찌), 앵두, 타트체리와 다르다. 버찌에도 레드푸드에 많은 라이코펜과 안토시아닌이 있어 건강과 관련된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로수나 산에서 자생하는 벚나무의 버찌는 신맛과 쓴맛이 강해 먹을 수 없는데, 검게 익으면 먹기도 한다는데 맛이 없는 것을 굳이... 영어로 버찌도 체리, 앵두도 체리라 해서 헷갈리지만, 일반적으로 과일로 키운 아래의 ②미국산 체리를 “체리”라 한다.

② 체리(서양버찌, 양버찌)

체리(cherry)는 벚나무속 교목인 양벚나무(Prunus avium) 열매다. 식용의 체리는 검붉은 빛깔의 크고 단단한 미국산 체리와 앵두 빛깔의 상대적으로 작고 무른 식감의 일본산 체리, 남유럽의 지중해 지역의 체리가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튀르키예다. 한국에서 키우기에는 난이도가 있는 나무다. 체리는 안토시아닌, 멜라토닌,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되고 목재로 이용되고 있다.

③ 타트체리(신양앵두 Tart Cherry) 학명 Prunus cerasus L., 1753

신양벚나무의 열매로 사워 체리라 한다. 그냥 체리와는 종이 다르다. 한국에 소개될 때 타르트에 고명으로 많이 사용되어 이름이 붙었다. 단맛이 강한 일반 체리와 달리 시고 쓴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타트체리의 색은 체리의 색보다 더 붉고 선명하다. 체리보다 약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져서 유명해졌다.


2. 앵두나무 Prunus tomentosa Thunb.

앵두나무는 앵도(櫻桃)나무, 순우리말은 이스라지[벚나무속 나무의 열매를 통칭하는 고유어라고 함]다. 높이 1~3m 정도로 자라는 낙엽 활엽관목이다. 앵두나무는 한자로 앵도(櫻桃)라 표기해서 일부 백과사전류에 앵도나무라고 나와 있다. 벚꽃과 거의 유사한 모양의 분홍색․흰색의 꽃은 나무가 작아 아담하니 곱고 예쁘다. 잘 익은 열매는 달고 시큼한데, 먹을 때 앵두 씨를 주의해야 한다. 앵두 씨가 너무 단단해서 실수로 씹을 일이 거의 없지만, 이가 승리해서(대부분 이가 박살난다) 앵두 씨를 씹게 되면 설사를 일으키는 독성을 경험하게 된다.


3. 복숭아나무(복사나무) Prunus persica (L.) Batsch

복숭아나무는 앵두나무와 비슷해서 서로 비교하며 구별해 보는 재미가 있다. 꽃받침이 잎에 따라 뒤로 젖혀지면 복숭아나무, 꽃잎 사이가 벌어져서 틈으로 꽃받침이 보이면 앵두나무다. 복숭아나무의 꽃은 한 줄기에 대체로 1~2송이 달려있고, 앵두나무는 거의 3개씩 모여 총총히 달려있다. 복숭아나무의 잎은 톱니 없이 좁고 길고, 앵두나무는 톱니가 있고 날씬한 깻잎처럼 생겼다. 복숭아나무는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앵두나무보다 조금 키가 크지만, 키 큰 앵두나무가 등장하면 꽃으로 돌아가서 비교해야 한다. 꽃피는 시기에 차이가 있는데 앵두나무는 3~4월경, 복숭아나무는 4~5월에 꽃이 핀다.


4. 매실나무 Prunus mume Sieb. et Zucc.

이른 봄 제일 먼저 꽃피는 나무 중 하나로 높이 5m 정도로 자라는 낙엽활엽수다. 잎보다 먼저 피는 꽃은 벚꽃과 달리 향이 강하다. 꽃도 유명한 “매화”, 열매는 더 유명한 “매실”이다. 관상용 꽃매화와 열매 수확을 위한 매실나무 두 종류가 특화되었다. 매실의 씨앗에도 독성이 있어 매실청, 매실주를 담금 시 논란이 있었다. 매실이 덜 익었을 때 살구와 매우 비슷해서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워 가끔 청매실에 덜 익은 살구를 끼워 속여 팔았다는 뉴스도 있었다.

매화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으로 유명해 그림과 시, 민요 등에 많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실나무는 전라남도 선암사에 있다. 매실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많다. 섬진강 변 매화마을에서 시작해 전국에 순차적으로 열리는 매화 축제도 유명하다. 색에 따라 홍매화, 분홍매화, 청매화, 백매화와 꽃잎이 겹쳐 피는 만첩매화 등 전 세계 300여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① 백매화 - 매실용 매화나무는 대부분 백매화로 꽃잎은 백색, 꽃받침은 홍갈색이다.

② 청매화 -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는데 꽃잎은 백색이고 꽃받침과 어린 줄기는 초록색이다.

③ 홍매화 - 관상용으로 유명한 홍매화는 꽃잎과 꽃받침이 홍색이다.

④ 만첩매화 - 만첩매화는 꽃잎이 5장이 아니라 여러 장이다. 열매는 백매화 열매보다 크다.


5. 살구나무 Prunus armeniaca var. ansu Maxim., 1981

낙엽 소교목으로 5m~12m까지 자란다. 살구꽃은 행화(杏花)로 꽃잎은 5장이다. 살구꽃은 매화와 매우 비슷하지만 살구꽃의 꽃받침은 뒤로 젖혀지고 매화는 그렇지 않다. 열매는 살구로 둥글며 주황색으로 익는다. 살구는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되는데, 살구씨에도 독성이 들어있어 다량을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살구씨를 식품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약재로 행인(杏仁살구씨)을 사용할 때 시안화물이 많이 함유된 씨앗의 끝부분을 제거하고 쓴다. 비슷한 종으로 '빛 좋은 개살구'에 나오는 개살구나무[산살구나무]는 신맛이 강하고 매우 떫은데 주로 한약재로 쓰인다.


6. 자두나무 Prunus salicina Lindl., 1830

자두나무는 높이 10m에 달하는 낙엽교목이다. 자두의 화석이 신석기 유적지에서 발견되었고, 最古의 요리법이 기록된 유물이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 나왔을 만큼 자두나무는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했다. 이름은 '보라색 복숭아'라는 자도(紫桃), 오얏[자리, 紫李] 나무에서 유래되었다. 오얏 종은 현재 재배하는 자두와는 다를 수 있다. 전주 이씨를 오얏 이씨라고 하는데 목(木)과 자(子)를 합한 오얏 이씨(李氏)는 조선시대 전주 이씨를 상징했다. 자두나무의 꽃은 오얏꽃이라 하며 아주 잠깐 대한제국 왕실의 문장으로 사용되었다. 흰색으로 모양은 벚꽃과 매우 유사하다. 열매인 자두[오얏]는 달고 과즙이 많은데 껍질과 씨앗 주변으로 갈수록 신 맛이 강하다. 서양에서 자두나무는 보통 서양자두나무를 말한다. 특히 플럼(plum) 품종으로 건자두 프룬(prune)을 만드는데 프룬주스는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두는 대석자두, 후무사자두, 도담자두, 피자두, 추희자두 등 여러 품종이 있는데 각 품종마다 신맛과 단맛의 비율이 다르다. 피자두는 겉껍질부터 속까지 피처럼 붉다.


7. 아몬드나무 Prunus dulcis (Mill.) D. A. Webb

어원이 자두의 옛 라틴명에서 유래된 아몬드나무는 높이 8m 정도 자라는 낙엽 소교목이다. 원산지는 인도 서부, 이란, 서아시아일대다. 연분홍색․흰색의 꽃은 4~5월에 잎보다 먼저 핀다. 과육보다 중심에 들어 있는 종자를 식용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식물학적으로는 아몬드는 핵과류이지만, 일반적으로 견과류로 분류하고 있다. 비타민 E, 불포화 지방산, 칼슘 등이 풍부하다. 고지방 식품으로 주의할 점이 있다. 모든 견과류는 밀폐해서 냉장․냉동 보관해야 한다. 상온 보관 시 지방이 산패해서 생기는 곰팡이 아스파질러스는 발암물질 아플라톡신을 만드는데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만약 보관용기의 아몬드에 곰팡이가 1개라도 생기면 그 아몬드는 전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아미그달린은 체내에 분해되면서 시안화수소라는 독성 물질로 변환되는데 다행히 현재 판매하는 아몬드는 독성이 유발되지 않는 식용인 “달콤한 아몬드(Sweet Almond)”로 안전하다고 한다. 독성은 주로 비식용인 “쓴맛 아몬드(Bitter Almond)”에서 발생한다.

아몬드나무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빈센트 반 고흐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라고 생각한다. 아몬드나무 그림은 1장이 아니라 여러 장이다(나는 1장인 줄 알았다). 그중 유명한(내가 아는 그 1장) 아몬드나무 꽃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가 조카를 위해 그린 그림이다. 아몬드 꽃말은 “희망, 진실한 사랑, 생명력”이다. 이 그림은 조카를 희망의 아몬드 나무에 비유한 것으로 그의 짧은 생애에 놓고 간 긴 사랑의 그림이라 볼 때마다 먹먹함이 느껴진다.


창원대로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