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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생 Feb 09. 2022

일하는 사람 말고, 일 잘하는 사람 프로일잘러(유꽃비)

일주일에 책 한 권

일하는 사람 말고, 일 '잘하는' 사람 프로일잘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런 류의 책을 읽지 않는 편이다. 대표가 아닌 직원이 쓰는 일 잘하는 방법, 일 잘하는 사람이란 이런 류의 책은 자기 자신의 보람이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고 표현은 하지만 내재적으로 회사 편에서 쓴 글이라는 인식이 너무도 강하게 다가오기에 거부감이 느껴진다.


나 자신을 위해라고 표현하지만 그 회사의 대표가 읽었을 때 "그래. 내가 당신들을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데, 당신들도 회사에 이 정도 이상은 해야지. "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들이 너무도 싫기 때문이다(책에서 조차 아부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600여 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곳에서 14년 차 직원으로 근무 중이면서 직원들의 급여 및 복지 향상을 위해 노조의 간부로도 일을 했었던 입장에서는 굳이 이걸 직원이 참고 인내하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경험 정도로 치부하는 게 맞나 싶은 내용들을 쓰는 책들도 있다. 개인의 탓이 아닌 회사에서 올바르게 해결해 주어야 하는 부분들 조차 경험, 관례, 인내, 참을성이라는 단어로 점철했다가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로 이어지는 내용들로 표현하면서 까지.


이 책에도 그렇게 보일만한 부분들이 일부 있고, 그것들에 대해서 나와 결이 다르게 해석하는 부분들이 있긴 하다. 저자는 '퇴근하는 순간 회사로부터의 스트레스 요인은 잊어버리되, 관심 버튼까지 꺼놓지는 말자', '회사에 내 인생을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인정과 칭찬은 연장 근무도 불사하게 한다'라는 회사 대표가 굉장히 좋아할 만한 문구를 써놓았다.(저자가 표현하고자 한 것과 내 해석이 틀렸을 수 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하루 8시간 근무를 할 때의 나와 이외 16시간의 나를 철저히 분리하려 한다. 평일 8시간의 나는 다른 시간의 나를 위해 희생하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진짜의 나는 회사밖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걱정이 회사 밖으로 연장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퇴근하는 순간 회사라는 존재 자체를 잊으려고 하며,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는 진짜 나를 살게 하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려 노력한다. 인정과 칭찬으로 기분이 업되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도 근무시간 내에 모두 이루어져야지 그것들이 연장 근무를 당연시하게 여겨지도록 만드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렇게 회사와 회사에서의 자신을 바라보는 결이 저자와 다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직장인이나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 또는 열정이 식어버린 자 누구라도 한 번쯤 읽어 보길 권해볼 만한 책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저자 자체의 인간적 매력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당당하고, 저돌적이며, 창의적이고, 성실하며, 자존감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 그리고 일과 사람에 대한 책임감을 모두 장착하고 있다.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고 끝없이 펼쳐진 대양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기에 조용하고 정적이며 파도가 없는 숲 속의 잔잔한 호수 같은 삶을 추구하는 다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유독 많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돼서 사람으로 끝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직장인으로 백 퍼센트 공감한다. 사람을 내편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도저히 사람으로 볼 수 없기에 끊어 내는 방법, 참는 방법, 설득하는 방법 등 실무적으로 접근할 경우 상당히 배울 것들이 넘쳐난다. 진짜 나의 삶을 살기 위해 회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전체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결은 다를 수 있지만 배울 것들이 매우 많은 책이기에 꼭 한번 읽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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