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의 사회에서 어떻게 사랑을 말할 수 있을까?

자본을 의한 감시 vs 체제를 위한 감시

by Spritainer 도은

서울에서 파주로 이사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이웃을 대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서울에선 주차 문제, 소음, 쓰레기처럼

생활 속 불편이 사람 사이의 대화를 만들어냈다.


너무 친절하기도 조심스러웠다.

친해져버리면 아쉬운 얘기를 못하며 불편하게 지내야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주차할 곳이 없어 집앞에 도착하고서도 집을 들어갈 수 없는 곳...

윗집 걷는 소리, 옆집TV소리가 그대로 들려 집안에서 작업에 집중을 못하는 환경...


절제된 친절에는

“나는 당신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방어와

“그러니 제 공간도 지켜주세요”라는 간절함이 숨어 있었다.


그런데 파주로 이사한 뒤엔 달라졌단다.

비좁음으로 인한 갈등은 사라진거다.


나도 모르게 20년 서울에서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곳인데,

우리가 살던 곳이 이렇게 빽빽한 곳이었구나,

다시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다가,

이야기를 듣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파주에서 몇걸음 가면 만날 수 있는 북한.


파주는

저녁만 되면 스피커를 통해 방출되는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북한과 가까운 곳이었다.


남한과 북한.

체제도, 시스템도 전혀 다른 두 사회지만

재미있게도 ‘이웃을 감시한다’ 점에선 닮아 있는 걸 느꼈다.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이웃이 이웃을 감시하도록 설계한다.


남한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속에서

‘내 권리, 내 공간,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웃을 조심스레 감시하게 된다.


감시의 이유는 다르지만,

그 감시가 만들어내는 정서는 닮아 있다.


한쪽은 “충성”, 다른 한쪽은 “권리”

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


우리는

조금 더 넓은 집,

조금 더 조용한 동네,

조금 더 많은 자산을 통해

자유와 평화를 살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그분이 만난 이웃중 가장 힘들었던 분은,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업의 대표였다.


진짜 평화는

"이웃의 불편을 알고 미리 배려할 수 있는 마음",
"언제든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는 넓은 마음",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을 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여유

(이는 대화 스킬보다 더 중요하다.)"

가질 수 있을때가 아닐까 다시 생각되었다.


공간의 여유도, 자산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넉넉함이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 우리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nature peace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성(Spirituality), 삶을 깊이 이해하는 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