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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ritainer 도은 Apr 29. 2024

표현하는 것도 사랑이고, 표현하지 않는 것도 사랑이다.

게리 체프먼, '사랑의 언어' 일독을 권합니다.

오빠는 코칭을 업으로 하는 나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세심하게 읽을 줄 안다.

그리고 상대가 편안하고 즐겁도록 하는데 탁월하다. 

그러다보니 나의 표정, 발걸음, 호흡소리만 만으로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심지어는 산책하는 개, 길냥이들의 마음도 느끼고 있다. 


나는 언어적 표현 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채는 사람의 능력이 참 신기하고 부러웠다.

나는 정작 자신이 뭘 생각하는지, 느끼는지 읽기도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니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사람의 마음을 배우고, 코칭하는것을 배우는걸 누구보다도 귀하게 여기고 즐거워했나보다.


배우자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으니 나는 편했다. 내가 불편할 일을 고의로 반복하진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이 사람 앞에서는 100% 솔직하기만 하면 되구나 생각했다. 


오빠는 그런 능력을 타고났기에, 이제까지 직장생활에서도, 군대에서도, 그밖의 인간관계에서도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생각한다. 물론 너무 민감하게 느껴져서 과한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면 힘들었겠지만, 오빠는 그 능력을 적절히 사용하며 평정심을 유지할 수는 성격이었다. 


그래도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안디ㅏ.

우리는 연애 초반에 게리 채프먼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측정해 자신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확인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오빠는 함께하는 시간"이 사랑을 표현하는 언어이고

나에게 사랑의 언어는 스킨십임을 확인했다

즉, 함께하는 것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다가도 찰싹 달라붙어 스킨십을 한다. 

왜냐면 나는 감정을 표현할 때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도 내가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할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빠는 침대 끝에 멀찌감치 떨어져 나에게 밤새도록 터치 한 번 없다. 

연애 초반, 나는 이걸로 많이도 속상해 했다.

나를 소나 닭으로 취급하는거 같아서... 

‘이럴 거 같으면 한 침대 쓰는 이유가 있나?’ 하면서… 


하지만 오빠에게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자다가 깰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더 편히 쉴 수 있도록 공간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스킨십을 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호의와 선의는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반복된 글썽임과 오해 끝에 이제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하는 것도 애정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표현해도 애정이라는 것을. 

그래서 표현해도 사랑이고, 표현하지 않아도 사랑인 것을. 


그래서 어떤 땐 난 일부러 멀찌감치 누워서 남자의 손가락을 잡거나 발끝만 닿고 있다. 

자는 오빠를 배려하고 싶어서. 그리고 혼자 눈을 감고 흐뭇해 한다. 

그럼 오빠가 먼저 부드러운 입맞술로 다가오기도 한다. 

배려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웃음이 터지면 오빠도 웃을 수 밖에 없나보다. 


          



책에서 소개된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는

 (1) 인정하는 말, (2) 함께하는 시간, (3) 선물, (4) 육체적인 접촉, (5) 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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