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다가도, 화가 난다. 그래도 또 믿는다.
아침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두운 새벽이라고 한다.
지금 나는
그 새벽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날뛴다.
잘될 거라는 믿음으로 시작했다가,
뒤돌아서 “이건 아니잖아!” 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낸다.
조금 전에 웃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울고 있다.
너무 감정적이라서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걱정도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무언가 간절히 바라고 있어서
금방 상처받고
금방 흔들리고
그래서 또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것 아닐까
사람들은 말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마.”
“냉정하게 생각해.”
“마음 다스려야지.”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마음이 안좋을땐
좋은 말도 폭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이 가라앉는 것도 잠시
또다시 올라오고
“그래, 괜찮아. 다시 해보자.”
하다가 또 분노가 튀어나온다.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건데.”
새벽은 조용해서 좋기도 하지만,
너무 조용해서
내 마음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것 같다.
“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 걸.”
“나만 이러고 있는 거 아닐까?”
“내가 틀린 건가?”
그렇게 또 새벽길을 계속 계속 걷다 보면
내 안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도 잘하고 있어.”
“이렇게 요동치는 감정도살아 있다는 증거야.”
“이 새벽을 지나는 것도 너의 용기야.”
감정을 통제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내가 흔들리는 이 순간들조차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본다
아침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분명 올 것이니까
화났다가도 믿고,
믿었다가도 분노하는
이 모순된 감정들 속에서
나는 살아가는 중이다.
충분히
괜찮은 삶의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이 새벽길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