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친 그대들에게 공원이라는 선물을 드립니다

by 로컬키트 localkit

0. 글을 시작하며

에디터는 공원을 참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하염없이 걷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렇게 끝없이 걸으며 이것저것 생각한다. 몇 시간을 걷다 보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시점이 온다. ‘내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고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면 조용히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이것이 팀 ‘로컬키트’가 생각하는 공원의 순기능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변화한다. 그래서 가끔 그것들을 따라가기가 벅찬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는 잠시 머물러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에 공원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을 때 도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공원은 애초에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와는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원에는 나무, 산책로 이외에 특별히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특별한 것이 없기에 개인이 그 공간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냐에 따라 다채로운 공간이 될 수 있다. 같은 공간에 가더라도 사람들은 공원에서 특별히 애정하는 장소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계절에 누구와, 어떤 기억과 목적을 가지고 방문했는가에 따라 공원의 의미와 그 특별함은 방문자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local.kit in 충청에서 두 에디터는 공원에 녹아있는 사람들의 모두 다른 기억, 의미, 그리고 개인을 넘어서 충청도 사람들의 삶에 공원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세 공원을 방문하였다.


1. 대전한밭수목원: 피크닉 이야기

대전 한밭수목원은 대전 정부청사 역에서 내리거나, 버스를 타고 방문할 수 있다. 에디터는 버스를 타고 방문했는데, 많은 사람이 한밭수목원 앞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전 청사 부근은 대전역 근처와는 다르게 넓고 큰 도로가 직선 형태로 쭉 뻗어있어 현대적이면서도 빽빽이 심어놓은 나무와 한적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있는 장소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볼 수 있는 것은 넓게 펼쳐진 광장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전거 도로 옆을 보면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보행자 통로가 나무들 사이로 쭉 이어져 있다. 그 통로 옆쪽에는 군데군데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각자의 방식으로 피크닉과 휴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상했던 평화로운 공원의 모습, 딱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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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에디터와 팀원들 또한 그곳에서 피크닉을 즐겨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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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끝 쪽에 위치해 있는 정자에 자리를 잡았다. 한밭 수목원의 매력은 이렇게 숨겨진 공간 곳곳에 있는 것 같았다. 뻥 뚫린 공원 중앙의 모습과는 다르게, 공원 양쪽에는 각 구역 별로 조금씩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사람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각자가 선택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공원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찾고,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밭수목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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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종호수공원: 새로운 문화를 점진적으로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공간

세종호수공원은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뿐만 아니라 축제섬, 무대섬, 물꽃섬, 습지섬, 물놀이섬과 같은 5개의 인공섬도 함께 조성되어 있다. 특히, 세종중앙공원과도 연결되어 있어, 산책길로도 애용하기 좋다. 에디터가 방문했던 토요일 낮에는 꽤 많은 방문객을 마주할 수 있었으며, 여러 시민 인터뷰를 통해 공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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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삼아 매주 주말마다 한 번씩 꼭 오는 것 같아요. 이 시간대엔 아이들 데려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여요. 세종에 살게 된 지 벌써 5년 차가 되었는데, 운동에 최적화된 도시예요. 게다가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물길 따라 걸으면, 너무 깨끗해서 마음도 편안해요.” (종촌동, 60대)

“저는 주말에 자주 와요. 모래가 있는 공원 속 ‘은빛 해변’을 주로 방문하곤 해요. 탁 트여 있기도 하고, 아이가 이곳에서 노는 걸 가장 좋아해서요.” (청주, 30대)

“일주일에 3~4번은 와요. 봉사활동을 하러 많이 오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기도 좋아요.” (대평동, 60대)

“평일 저녁에 산책하고, 서울에서 한강을 가듯 피크닉 존에서 돗자리 펴고 여유를 즐기는 게 참 좋아요. 조용하니 참 살기 좋은 동네 같아요.” (다정동, 20대)

“저는 주말에 자주 오는데요, 멀긴 하지만 일상에서 나들이 나가기에 좋은 공원 같아서 가끔 오게 되는 것 같아요.” (대전, 30대)


이처럼, 시민들에게 세종호수공원이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식처이자 숨통을 트는 쉼터였다. 세종호수공원은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힐링하는 장소이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터전이었다.


곧이어 에디터의 눈길을 끈 한 팻말. ‘수학탐험’이라는 이름으로 장식된 팻말 속 QR을 찍으면, 세종특별자치시교육원 창의융합교육부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된다. 학생용, 가족용 맵 2가지로 구성되어 있어, 구성원에 따라 다양한 체험이 가능했으며, 실생활 속 활용되는 수학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공원을 둘러보다 보면, 예술작품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코리아가든쇼의 작가상’을 수상한 강희원 작가의 ‘오색 오감 꽃, 별이 되는 정원’ 작품부터 ‘세종이 주목한 작가상’을 수상한 손경석 작가의 ‘동행… 그리고 동인과의 산책’과 등 작품을 보다 보면, 현대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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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미르섬과 공산성: 옛 문화를 ‘보존’하고 생생하게 ‘기억’하는 공간

한편, 공주 미르섬은 본연의 특색에 맞게 ‘백제’라는 역사적 테마를 바탕으로 한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디터가 방문했던 날에는 ‘대백제전’이 열려 공주시 마스코트인 ‘고마곰과 고마공주’를 비롯해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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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섬은 과거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조형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또, 수상 멀티미디어 쇼 ‘백제를 만나다’ 역시 준비되어 있어, 자연을 음미하는 동안에도 ‘역사’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이 많아 행여 여유롭게 꽃을 구경하기 어려울까, 걱정될 수 있지만 여러 갈래의 사잇길 덕분에 한적하게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 에디터의 답사 시기에는 해바라기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방문 전 사전 조사에 따르면 유채꽃, 튤립, 코끼리 마늘꽃, 핑크뮬리, 코스모스 등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이라 언제든 꾸준히 방문하기 좋다.


아울러, 미르섬은 다채로운 꽃과 강을 바라보며 노을을 보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기도 하다. 일몰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에디터는 축제 덕분에 미르섬과 공산성 성안마을 사이에 설치된 가교로 금강을 건너볼 수 있었다. 가교를 건너다보니, 자연스레 미르섬의 자연환경과 멋들어진 공산성의 화려한 불빛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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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보니, 공산 본연의 모습을 살린 성벽으로 알려진 공산성 성곽 산책로는 시민들이 자연과 어우러진 도성 경관을 만끽하며 운동하러 오기도 하는 명소였다. 평화로움과 더불어 고즈넉한 고궁의 건축학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에, 산책을 즐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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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종처럼 공주에도 팻말이 존재했는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 개성을 파악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산성에서는 ‘공산성 깃발 이야기’와 같이 역사적인 배경, 상징과 선조들에게 다가왔던 의미를 주로 설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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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을 마무리하며

한밭수목원에는 대전의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있는 공간이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의 느낌이 한가로운 공원의 풍경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라고 하였지만, 에디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전의 분위기가 잘 나타난 공간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고 추억을 쌓을 수 있다면, 다른 획일화된 관광상품에서보다 훨씬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의 공원 환경에서는 젊은 세대가 많이 입주해 있는 신도시라는 특징이 극명히 보였다면, 공주의 환경은 백제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적 콘텐츠가 공원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혹자는 세종특별자치시는 흥미로운 시설이 없어 주말만 되면 모두가 떠나는 유령도시이자 삭막한 지역이라 표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와는 다르게도, 두 에디터는 세종만의 정갈하면서 세련된 색채가 두드러지는 자연 명소로의 발길이 다른 지역에서도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사 도시’라는 프레임에 걸맞게, 정체 내지 감소세를 보이는 공주시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공주는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유구한 정체성인 역사를 보호하면서도 현대의 관광 수요에 맞추는 유연성을 발휘해 묵묵히 전진하고 있었다.


대전, 세종, 공주 모두 유동 인구를 활용하여 많은 사람이 여유를 만끽하고 공원을 애정할 수 있게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에서, 두 에디터는 자연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팀 ‘로컬키트’가 어느 여유로운 오후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남기며, 글을 읽고 계실 독자 여러분도 공원에서의 여유를 즐기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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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ocal.kit in 충청> 문화팀 박시현, 오승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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