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폈다.
셋 다 하지 않는다고 아직은 떳떳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고작 몇 년이 됐을 뿐이다.
계기는 각각 다르지만, 셋 다 프리랜서를 시작할 즈음에 줄이게 됐다.
담배는 꾸준히 피우다, 줄이다, 가끔 생각나면 피다, 이젠 입에 안 댄 지 몇 년이 됐다.
지금도 마음만은 언제고 너무나 원한다면 피겠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 생각의 물꼬를 터놔야 마음이 덜 초조하기 때문에 그렇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엔 작업이 잘 안 풀려서 한 대,
다른 사람 때문에 화가 나서 한 대, 사무실이 갑갑해서 한 대,
담배는 그냥 숨을 크게 쉬는 구멍이었던 것 같다.
요즘엔 담배 생각은 거의 않는데, 가끔가다 무척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제 와서 펴 봐야 담배에 기대하는 좋은 기분은 느낄 수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담배 피우는 사람을 그리며 기분을 상상하는 걸로 대체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 그림의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그림이라도 기분 좋으니 됐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