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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Mar 23. 2021

담배피우는그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폈다.

셋 다 하지 않는다고 아직은 떳떳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고작 몇 년이 됐을 뿐이다.

계기는 각각 다르지만, 셋 다 프리랜서를 시작할 즈음에 줄이게 됐다.


담배는 꾸준히 피우다, 줄이다, 가끔 생각나면 피다, 이젠 입에 안 댄 지 몇 년이 됐다.

지금도 마음만은 언제고 너무나 원한다면 피겠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 생각의 물꼬를 터놔야 마음이 덜 초조하기 때문에 그렇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엔 작업이 잘 안 풀려서 한 대,

다른 사람 때문에 화가 나서 한 대, 사무실이 갑갑해서 한 대,

담배는 그냥 숨을 크게 쉬는 구멍이었던 것 같다.


요즘엔 담배 생각은 거의 않는데, 가끔가다 무척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제 와서 펴 봐야 담배에 기대하는 좋은 기분은 느낄 수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담배 피우는 사람을 그리며 기분을 상상하는 걸로 대체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 그림의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그림이라도 기분 좋으니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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