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조지아 여행기-6

6 -트빌리시(3.21)

by Local Park

21일 오후 - 트빌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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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는 어딜 가도 성당이 참 많다. 동방 정교회에 속한 조지아 정교회를 믿는다. 가톨릭은 여러 나라에 교구를 두는 방식을 두고 교황이라는 1인 권력을 둔다면, 동방 정교회는 각 나라별로 자치적인 종교로 분화된 형태라고 간략하게만 알고 있다. 큰 테두리 안에서 조금씩 특징을 달리하며 러시아 정교, 그리스 정교 그리고 조지아 정교 등으로 나눠져있다고 한다. 또 가톨릭은 세로획이 긴 십자가를 쓰는데 정교회는 가로 세로획의 길이가 같은 십자가를 쓴다 ( + 이런 형태). 가톨릭이건 정교회 건 모든 성당들은 하늘에서 봤을 때 각자가 십자가 형태인데, 그래서 가톨릭 성당은 회당을 길게 두어 세로가 긴 십자가 형태의 건물이지만, 정교회 성당은 내부에 회당 자체가 아예 없고 짧뚱하다.


가톨릭 성당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입구에서 여성들은 머리에 스카프나 베일을 써 가리고 들어가야 한다. 성당 내부에는 큰 기둥마다 여러 이콘들이 걸려있었는데 신자들은 이콘 별로 돌아가면서 각자 자기 방식대로 기도를 드렸다. 대부분의 성당은 오래돼서 고풍적인데 내부는 비슷비슷하지만 이콘들 그림이 각각 달라서 종교는 없어도 돌아볼 만했다.


나리칼라 요새를 내려와 다리를 건너 메테히 성당(Metekhi church)으로 갔다. 메테히 성당에는 크고 유명한 말 탄 사람 동상이 있는데-Statue of King Vakhtang Gorgasali 트빌리시 풍광이 나오는 어떤 영상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 메테히 성당은 외벽 공사 중이어서 철골 구조물들이 얼기설기 붙어있었다. 최근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는데 강풍으로 인해 성당 외벽 공사에 사용 중이던 철골 구조물이 떨어져서 한인 관광객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고 한다. 내가 트빌리시에 머무는 동안에도 날씨는 좋았지만 바람만은 엄청나게 불었었다. 여행은 어떻게 짬을 내고 돈을 들여 특별한 시간을 보내러 온 곳이기에 사고 소식은 유독 마음이 좋지 않다. 사고 수습이 원만히 이뤄졌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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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으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을 보다가, 숙소 근처에 까르푸가 있는 걸 알게 됐다. 여행하면서 마트나 시장가는 걸 좋아한다.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재밌지만, 마트에서 그 나라의 유제품, 과일을 사 먹어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구조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규모만 조금 작을 뿐이다. 빵이 주식인 나라답게 즉석 음식이 화덕에서 구워주는 커다란 빵들이었다.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치즈나 소시지들도 잘라서 팔았다. 과일은 각자 비닐봉지에 담아서 무게로 가격표를 스티커로 붙여주고 계산대에서 계산하면 됐다.


내가 여행지에서 꼭 먹어보는 음식이 있다면, 우유다. 유제품 전반을 다 좋아하지만, 특히나 우유를 제일 좋아한다. 우유 맛은 소가 무엇을 먹고 자라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소는 대부분 농장에서 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있는 우유맛이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목초지가 많은 국가에서 방목해서 키우는 소의 우유는 우리 우유와 맛이 다르고, 방목해서 키우더라도 먹고 지내는 환경이 다르면 또 우유 맛이 다르다. 서유럽에 갔을 때 마트 유제품 코너가 엄청나게 크고 방대해서 여러 나라의 여러 우유를 먹어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지아는 유제품이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았다.



공산품들은 러시아 것이 많았다. 나중에 기념품으로 사 갈 차(tea)를 살피고 있는데 백발성성한 할아버지가 조지아어로 말을 걸어왔다. 알아들을 수 없음을 표시하자, '러시아어는 할 줄 아세요?'라고 되물어 보았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을 겪은 세대들은 조지아어만큼 러시아어도 능숙하게 한다고들 한다. 아무튼 그 할아버지는 추천해주고 싶은 차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떤 차를 가리키며 이게 맛이 더 낫다는 표현을 하곤 가셨다. 나는 마트에서 사과 몇 개와 화덕에서 갓 구워낸 조지아 주식 쇼티 푸리와 우유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트빌리시에서 하루를 더 머물지 다른 도시로 이동할지 고민했는데, 내일 '카즈베기'로 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출국하기 위해선 트빌리시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남은 관광은 그때 해도 될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카즈베기로 이동하는 교통수단과 숙소를 검색해보다 잠들었다.




DSC05259.JPG 화창한 3월의 트빌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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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5266.JPG 쿠라강변의 메테히 성당과 동상
DSC05276.JPG 외벽 공사 중인 메테히 성당
IMG_20180321_175601.jpg 조지아 마트의 유제품 코너
IMG_20180321_234736.jpg 새로 옮긴 숙소에서의 야경. 멀리 보이는 사메바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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