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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Feb 16. 2021

2월의 사소한 추억들

2021.02.15(월)


지금이야 한 달 한 달 특별날 게 없지만, 학창 시절엔 시험이야, 방학이야 달마다 일정이 다르다 보니 특별히 좋아하는 달, 싫어하는 달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2월은 그만의 느낌이 있다.


매일매일이 방학 때 잠시 학교에 놀러 나온 기분이었다. 수업 내용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으니 갑갑함도 죄책감도 없었고, 영어 시간엔 팝송을 배우거나, 예체능 시간엔 대게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3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말쯤에 짧게 봄방학이 있었다. 초, 중학생 때는 그즈음에 하루 지정한 날에 교과서를 가지러 학교에 갔었던 것 같다. 한 며칠 못 보던 친구들을 만나서 반갑고, 반 배정이 갈린 친구들과는 울분을 토하다가 삼삼오오 교과서를 들고 제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


초등학생 시절에만 해도 그렇게 교과서를 가져오면 엄마는 큰 고무 비닐 같은 것을 전지로 사다가 책꺼풀을 입혀 주었다. 그리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딱 그때만은 반질반질한 교과서를 만지며 설레었던 기억.


그런 2월의 붕 뜬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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