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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로 Aug 23. 2022

안좌도의 공간 메이커스

상상을 이뤄내는 청년들의 꿈

끝 섬마을 주섬주섬

주섬주섬마을이 정착한 와우마을은 갯벌과 바다가 있는 안좌도 끝에 있는 섬이다. 이 작은 섬에서 처음 시작했던 일은 지역에 어려운 분들의 집을 고쳐드리는 것이었고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민과 교류할 수 있는 곳으로도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집을 고쳐드리는 활동을 통해 그분들의 샛방을 얻는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하기 시작하며 다른 공간들의 가능성들이 이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귀신의 집이라고 소문이 나 아무도 가까이하지 않는 허름한 공간에 이들은 큰 고민 없이 들어가 고쳐 내기 시작했고, 거침없는 손길들을 거쳐 결국 ‘귀신의 집’은 예쁜 별장 형태의 게스트 하우스로 재탄생해 지역 모두를 놀라게 했다. 틈틈이 어르신 집을 고쳐드리며 받은 샛방은 일할 수 있는 공간, 조그만 홈 오피스로 조성되었고 확실한 ‘워케이션’을 위한 루프탑도 멋지게 꾸며 스타벅스처럼 커피를 마시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우실동물숲'의 탄생


하나 둘 좋은 공간들을 조성해가고 주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다 또 빈 창고를 발견하고 그 안을 정착 청년들의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워 전시회를 열어 미술관으로 조성했다. 또한 쓰레기장처럼 있었던 공터를 깨끗하게 공사해 캠핑장을 만들기도 했다. 미술관은 ‘섬 마을 비엔날레’를 주제로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캠핑장은 지역 주민들과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교류 지점이 되어 함께 잔치를 열어 소통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을에 정착한 외지 청년으로서 지역과의 교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창의적인 행동들은 바로 지역 주민 분들의 관심과 인정으로 이어졌다.


'우실동물숲' 앵무새놀이터


이런 과정들로 조성된 ‘우실동물숲’에서 청년들은 본인만의 달란트로 공간을 하나하나 채워가기 시작했다. 디자인을 사랑하는 한 청년은, ‘깜시네공방’이라는 이름으로 반려동물 깜시와의 신안 여행 인스타툰 캐릭터 굿즈들을 전시하는 편집숍과 누구나 자신만의 프린팅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실크 프린팅 공방으로 사용했다. 그 외에 상상하는 것들을 실현하는 ‘목공실’과 직접 작업하며 버려진 작품을 모아두는 ‘해적의화실’, 해양쓰레기 리싸이클링 작품 ‘존버의 바다’ 전시장, 음악이 제작되고 앨범을 구매할 수 있는 ‘713스튜디오’, 소멸위기 마을의 유일한 책방 ‘우실문고’ 등 공간을 구성했고, ‘우실동물숲’ 대표 미술관에는 그동안 주워 모았던 버려진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섬을 배경으로 한 청년 밴드들의 섬인어게인 콘서트, 정부와 청년들이 만나는 청춘·와인·대화 청화대 파티, 청년 창작공방,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영감을 받아 학교의 상징적인 놀이터, 운동장, 도서관을 동물들에게 내주어 주섬주섬마을과 어울리는 멸종위기 열대조류 체험관 ‘앵무새놀이터’, 초대형 육지거북 방사장 ‘거북이운동장’, 희귀 도마뱀 체험관 ‘드래곤 도서관’을 구현했다.



동물들의 놀이터

앵무새 트레이너였던 이찬슬 대표의 오랜 꿈, 동물원도 마을 한편에 자리하게 됐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에 사는 열대 앵무새들을 들이고, 거북이들을 데려와 초대형 운동장을 만들고 동문들을 위한 먹거리로 가득 채웠다. 동물의 섬 페스티벌을 열었고, 신안의 고유 지역 문화인 우실 문화를 알리는 지식 공유 전시회도 빠지지 않았다. 이찬슬 대표는 “앵무새들을 위한 동물원을 만들고 싶다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 꿈을 주섬주섬마을을 통해 이루게 되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와우마을은 어른들에게 어릴 적 회상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추억을, 청년들에겐 신안에 사는 것을 더욱더 즐겁게 해주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우실동물숲' 거북이운동장

등대와 같은 청년들의 노력

지역에서 가장 어린 청년은 57세 어르신이었는데 지금은 21세 청년이 정착하여 생활하고 있으며, 많은 청년들이 신안에서 찍은 사진을 좋아하게 되고, 안좌도 갯벌 캐릭터에 대한 영감을 받으며 퍼플교 관련 상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찬슬 대표는 이러한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실제로 주섬주섬마을 청년들은 그러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밤이 늦도록 집에 가지 않고 새벽까지 작업을 하다 보니 불빛이 항상 켜져 있는데, 주민분들이 지나가시며 깜깜한데 불이 켜져 있으니까 너무 예쁘고 등대 같다고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며 ‘우실동물숲’은 신안의 섬마을을 지켜주는 ‘방풍림’이자 꺼지지 않는 등대가 되어 신안에서 청년들의 꿈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가득한 음악, 미술, 동물 등 다양한 장르의 지역문화 축제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신안에서의 꿈


이찬슬 대표는 훗날 과거에 팔금분교이자 지금 우실동물숲이 된 이곳 한 벽 면에 이름을 남기고 은퇴하고 싶다고 얘기할 만큼 생태관광 테마파크 ‘우실동물숲’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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