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개 3년
책은 기본이고 실시간 경제 뉴스를 보고 듣는 습관도 경제 감각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 신문을 보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는 글을 접했지만 실제로 해본 적이 없다가 얼마 전부터는 진득하게 책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투자 뉴스를 보고나 듣곤 한다. 밥을 먹을 때라던가 아니면 이동 중, 또는 산책이나 조깅을 할 때이다. 예전에는 안 하던 것을 지금 하게 된 이유는 내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재무제표 보는 법 같은 여러 경제 서적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라고 해도 안보는 이유는 실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자금이 별로 없기 때문에 관심을 못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실전 투자를 해볼 수 있는 목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나처럼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알아서 용돈 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기 때문에 절박하지가 않은 것이지. 책도 안 보고 맨날 친구들하고 게임이나 하고 있고.
그렇다면 방법은, 절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껴 쓰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거지. 내가 요즘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처럼, 고등학교 졸업하면 용돈을 끊어버리고 생활비도 안 주면 된다. 대학교 가면 장학금 종류도 많고 학자금과 생활비 저리 대출도 되니 그 돈 받아서 살라고 하고 모자란 돈은 알바를 하든 유튜버를 하던 아니면 스스로 방법을 찾아서 생존하라고 하면 된다. 어디 감히 식당과 편의점을 맘 내키는 대로 척척 가고 친구들과 술 마시고 커피를 사 마실 수 있는지. 아빠는 3주째 집 밖에서 아무것도 안 사먹으면서 돈 아끼고 있는데.
아들아 딸아, 너희가 고생해서 어렵게 번 돈이면 과연 그렇게 쉽게 쓸 수 있겠니. 그러니 내가 아이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재력이 된다고 해도 도와주면 안 된다. 그렇게 도와주는 게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 아니다. 인생의 행로를 선택함에 있어서 지원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대출을 일으켜서라도 도와주겠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강제적으로라도 처절하게 고생시키면서 스스로 생존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성인이 되면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게 쉽지가 않다. 나처럼 특별한 계기를 겪으면서 대오각성을 하면 되는데 언제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될까. 아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투자자 관점에서 볼 생각이다.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기 전까지는, 자생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투자하지 않겠다.
버는 돈의 50퍼센트는 무조건 저축해야한다. 세이노처럼 80퍼센트까지는 못하더라도.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세계의 크고 작은 흐름을 둘 다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한 것 같다. 뉴스를 보고 듣다 보면 내가 모르는 경제 용어들이 나오고 그때마다 찾아보고 공부한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채권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으나 채권 책도 보고 뉴스와 대담을 통해서 자주 들으니 이젠 이해가 잘된다. 관심을 가지고 계속 보고 들으면서 조금씩 공부하다 보면 알게 된다.
오늘 점심은 막내가 춘천닭갈비를 먹고 싶다고 해서 검색한 식당으로 같이 간다.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의 요즘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공부하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무언으로 아이들에게 전달이 될 것이다.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만남을 일절 안 하면서 혼자서 지내는 현재의 삶이 매우 만족스럽다. 보고 싶은 책도 공부할 것도 많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임한다. 인간관계조차도 게임으로 보면 감정 소모 없이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다.
내가 매일매일 배움과 성장 그리고 결실과 관련된 삶을 살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그게 아닌 것들은 냉정하게 차단하고 거리를 두자. 나에게 집중하면서 사는 시간은 유한하다. 돈도 좋지만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을 진실로 소중하고 가치 있게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