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나
남에게 바라지 않고 나에게 바란다.
그간의 모든 문제는 남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서였다. 남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움직여주지 않는다. 내가 그로부터 원하는 것이 있어서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원하는 것이 많을수록, 기대가 클수록 내기 노력한 만큼 얻어지지 않음에 힘들어했고 괴로워했다. 너무도 자명한 명제이지만 이걸 완전히 깨닫고 의식구조와 체질을 전면적으로 개조하는데 실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남을 탓할 필요가 없다. 애당초 남에게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 그동안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남에게 썼다. 이제부터는 그 에너지를 온전히 나에게 사용하겠다. 내가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나에게 기대하고 나에게 바람을 가지고 노력하겠다.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남이 아니라 나다. 내가 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나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내 바람대로 내가 잘하지 못하거나 안 하더라도 나를 싫어하지 않겠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오직 나에게 바란다. 그런 나의 바람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타인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며 노력하겠다.
제안하는 나와 내 몸으로서의 나.
바라는 나와 실행하는 나.
하나의 존재이지만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던 두 명의 나를 이제 상호협력적이고 호혜적 관계로 재정립시킨다.
남이라는 변수를 제하니 마음이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나와 나 사이의 협력과 시너지가 어디까지 발현이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