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대화
6월이다. 솔로의 시간이 5개월을 훌쩍 넘겼다. 정서적으로 상당히 많이 안정화되었고 지금 상태가 매우 만족스럽다. 계속해서 배우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이대로 1년, 5년 계속 솔로로 지내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비트코인은 전액 손절매하였고 60일 또는 120일 이평선을 기준으로 매매하기로 하였다. 마냥 하락하는데 계속 장기 보유하고 있는 것은 내 투자기질과는 안 맞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렇게 해보기로 한다.
5월 초 큰 딸에게 골라준 한국 저평가 우량 배당주들이 꾸준한 상승세이고 딸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배당은 배당대로 받으면서 주가는 연일 올라가니 기분이 안 좋을 수 없겠지. 미성년 자녀 두 명의 미국 주식들도 얼마 전에 전부 매도하고 며칠 전에 두산에너빌리티로 몰빵 매수하였다. 사실 약 한 달 전에 두산에너빌리티 매수를 고려했었는데 PER 값이 160에 달해서 너무 고평가 되어있는 것 아닌가 해서 망설였었다. 지식이 없고 확신이 없으니 큰 기회를 놓쳤고 지금 들어가서 얼마나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체코 원전 수주 계약이 체결되면서 단숨에 8% 상승하였고 당분간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녀들의 주식 매매 대행을 하면서 배운 점도 있다. 몇 해 전 전기차 리비안을 소문에 사서 90% 하락할 때까지 그냥 놔둔 것이 잘못이었다. 앞으로는 그런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손절매를 잊지 말고 어떤 기준으로 손절매를 할지에 대해서 계속 여러 공부가 필요하다.
주로 미국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내 퇴직연금의 추세가 몹시 맘에 안 든다. 한국 증시는 연초부터 불기둥인데, 이 비실비실한 미국 주식펀드는 한참 전의 전고점을 뚫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내가 선택한 것은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투자신탁 73%와 KB 온 국민 TDF 2055이다. 한국 주식형 펀드가 있는지 이번 주말에 조사해 보고 괜찮은 게 보이면 갈아타야겠다. 적어도 연말까지 한국 증시는 20~30% 상승 기대가 된다. 한국 주식 자체가 워낙 저평가되어 있는데 이재명 정부가 국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보다 좋을 듯하다. 퇴직연금은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형 간접투자 밖에 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이것도 금융권의 횡포가 아닐까.
알랑 드 보통의 「현대사회 생존법」을 다 보고 어제부터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를 보고 있다. 현대사회 생존법에서 배운 것이 많고 곳곳에 밑줄을 쳐가며 정독해서 읽었다. 재독, 삼독 해서 뼛속 깊이 내 것으로 만들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인상 깊었던 내용을 발췌해서 조만간 브런치에 올릴 계획이다.
정보에 대해 논하는 넥서스도 매우 흥미진진하고 유익하다. 이번 3일 연휴주말 동안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위의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지식 확장에 큰 도움이 되며 내 머리에 강렬한 자극을 주고 새겨진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지난 과거 인연들과 나눴던 대화에 대해서 회상해 본다. 많고 많은 대화의 시간들, 같이 밥 먹으면서, 나들이하면서, 전화하면서. 지금 회상해 보면 그 많은 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전화할 때에는 좋은 감정 속에서 달콤한 목소리를 들으며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가곤 했는데 세세한 내용들은 왜 기억이 안 날까. 영양가 없고 그때뿐인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휘발성 대화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오래 기억에 남는 대화도 있기는 하다. 그때는 납득이 안 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긍하게 되는 이야기.
좋은 책과 강연에서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글들은 오래오래 남는다.
기억에 남지도 않을 이야기가 어떤 유형인지는 이제 잘 알겠고, 그런 낭만적 대화에 내 남은 귀한 시간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지적인 대화, 내 성장에 도움이 되는 대화가 가능한 사람인지 심사숙고한 후에 만나자.
알랑 드 보통은 「현대사회 생존법」 마지막 장 '삶의 의미'에서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지 궁금해진다.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라는 지속적인 압박이 있지만, 인간 본질과 고귀함에 더 부합하는 원대한 계획이 있다. 바로 지식 추구다."라고 말하였고 요즘의 나는 이 점에 크게 동의한다. 지혜를 얻으려면 일단 지식이 쌓여야 한다. 그렇게 지식이 많아지면 작은 지식 물방울들의 계면이 서로 달라붙고 연결되어 보다 큰 물방울로 변한다. 삶의 많은 것들이 나의 지식에 달려있고 아는 만큼 부자가 되고 불안도 사라진다.
매일 짬짬이 독서는 기본이고 휴가, 연휴, 주말, 바쁘지 않을 때에는 더더욱 집약적으로 휘몰아쳐서 독서하자. 그것이 나를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고 다른 뛰어난 이들도 예외 없이 그렇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