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에 부서 회식으로 가성비 좋은 스시야에서 잘 먹었다. 2차는 팀장의 바람과는 달리 바로 옆 커피숍에서 마무리.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상권이 싹 죽었다고 돌아가면서 한마디. 1종 전용주거지역에 살고 평소에 저녁은 안 먹는 편이기에 저녁 외식도 해본 적이 오래돼서 몰랐는데 거리의 적막함은 상당히 심각해 보였다. 집에 왔다가 더부룩한 배도 소화시킬 겸 먼 거리를 걸어서 대학가 유흥의 거리로 가보았다. 대구 로데오 거리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는데 곳곳에 임대 딱지가 붙은 상가가 많이 보였다.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곳이 이렇게 유령 거리로 바뀔 것이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않았다.
실로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면서 나와 내 아이들은 이런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오픈 AI의 샘 알트만은 젊은 이들에게 지금처럼 기회가 많은 시대는 예전에 없었다고 말한다. AI 덕분에 1인 창업으로도 조 단위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한다.
기회는 변화에 적응하고 학습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이에게 주어진다. 80%의 남들이 해온 것을 아무 생각 없이 관습적으로 따라 하면 어떻게 망하는지 어제저녁 내 두 눈으로 동공 크게 뜨고 확인하였다. 지금도 어제의 충격으로 놀란 가슴이 크게 뛴다. 식당, 카페, 술집, 노래방 다 망했다. 그중에서 그나마 손님이 좀 있는 곳도 Mass 자체가 줄어들어서 회전율을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이다. 새롭게 생긴 빨래방도 너도나도 하다 보니 본전이나 건질 수 있을까 회의적으로 보였다.
이들은 장사 실패로 평균 몇 억 원의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장사가 안되니 새로운 임차인을 못 구해서 권리금도 못 받고 인테리어와 설비 투자비도 다 날렸을 테고, 폐업 시기를 놓쳐서 적자로 운영하고 있는 다른 상가들도 속이 타들어갈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고점에서 장사를 미리 접고 몇 해 전이라도 해외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했거나 아니면 올해 봄부터라도 국내유망주식에 투자했다면 지금쯤 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투자가 아니어도 자산을 증식하는 방법은 정말 많다. 다른 시도를 해볼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서서히가 아닌 급격히 빠른 속도로 망해가고 있다.
회사 일에 누구보다도 열심인 팀장은 업무 말고는 관심이 없다. 퇴직 연금에 선택할 수 있는 위험주식펀드가 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Risk Taking을 왜 해야 하는지 아무런 개념이 없었다. 회식에 참석한 사람들과 우연히 주식투자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주식은 운이 아니냐고 팀장이 묻길래, 수익률은 실력이라고 말해주었다. 누구는 5% 이지만 누구는 30% 올리는 것은 운이 아니라 각자의 실력이라고. 주식도 책 보고 공부해야 한다고 내가 말했더니 업무하는 것만으로 공부할 게 많은데 주식을 왜 책을 보냐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한마디로 돈 경부, 경제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사람은 참 좋은데 너무 외골수이다. 퇴직하면 지금 하는 일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왜 퇴직 후에 대한 공부는 안 할까.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에는 팀장도 내 입장을 좀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의도도 있다. 한동안 회사 업무를 너무 안 해서 문제였긴 하지만 나한테 당신처럼 회사일에만 몰입하기를 바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안 잘릴 정도로만 일해주면 되는 거 아닌가.
화폐 가치는 떨어지는 데 급여는 오르지 않고 물가는 가파르게 뛴다. 한국 주식 시장은 올해보다 더 좋을 수 없는데 준비 안된 개인은 변화하지 않고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 예전과 같이 남들 다하는 자영업 하면 망한다.
뭘 해야 할까. AI는 반드시 운용해야 하고 지금부터 이것저것 만져보는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 기회의 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짝 열렸는데 그걸 보지 못하고 뭐라도 시도해보지 않으며 남 탓, 사회 탓, 정치 탓, 운명 탓, 부모 탓만 하는 사람은 망할 수밖에 없다.
변화가 너무 빨라서 무섭다. 속도는 느릴지라도 어디로든 방향은 잡고 가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가야 한다. 특히 고인 연인과 친구, 지인들. 안 그러면 속도가 안 나니까.
지난 일 년 간의 고독 속에서 많은 배움과 통섭, 그리고 여러 분야 인재들과의 만남이 내 미래의 밭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그 밭에 물을 주고 가꾸는 것은 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