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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충분한 감각놀이

by Loche


여태까지 살면서 해 본 경험들

특히나 감각적인 경험들

본질적으로 유사한 느낌들


이런 동종의 체험을 무한 반복으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하고 또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번개 치듯 떠오른다.


이미 충분히 느껴보지 않았나

그 좋은 느낌을 더 좋게 오래 자주

그리고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애쓴다.


끝도 없는 감각의 추구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대신 뭔가 새로운 시도와 경험,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얻는 것도

신선하고 재밌지 않을까.


감각 자체에 빠지기보다는 감각을 활용한 무엇.

내가 감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밖에서 바라보며 조절할 수 있는 것. 감각을 활용한 사업이 될 수 있겠고, 남들에게 감각의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줄 수 있는 봉사나 자선 활동도 가능하겠다.


언제까지 감각에 빠져서 그 감각을

바라보며 기대하며 살아야 하나

늙어 죽을 때까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다르게 살려면, 뭔가 달라지려면 가장 크게 달라져야 하는 것은 바로 감각의 탐닉이 아닐까 싶다. 감각과 관련된 것들을 제하고 나면 많은 것들을 할 여지가 생길 것 같다.


바꿀 때는 과감하고 과격하게 바꿔야 한다. 살짝 바꾸는 정도로는 티가 안 난다.


5년 만이라도 감각 외적인 것에 몰입해 보자. 영원히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뭔가 큰 거를 이루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할만한 큰 것을 내려놔야 한다. 그중에 가장 큰 게 감각 놀이인 것 같다. 그 '좋은 느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다.


새해 들어 감각과 담을 쌓고 지내니 좀 낯설기는 하다. 한 느낌 하는 나인데 그걸 내려놓는다는 것은 중대한 변화이다.


혼자서 조용하게 책 보고 생각하고 쓰다 보니 이렇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 계속 이대로 가자. 뭔가를 이루려면 감각 Knob은 당분간 제로에 고정한다.


늘 하던 거 말고 안 해본 걸 해보자.

출간작가가 되어보고 법인 설립도 해보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삶의 즐거움은 감각적 즐거움 말고도 수많은 다른 즐거움이 있다. 감각의 협소한 틀 밖으로 나와서 세상을 보자.


새해 시작이 마음에 든다.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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