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정민 Apr 29. 2020

어떻게 보면 이것은 병이다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하나라도  알려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병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지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은  바닥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조금 먼저 걸은 사람으로서 뒤따라오는  친구들은 내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 부끄러움들, 과오들, 좌절감 등을 조금이라도  겪었으면 하는 생각, 그리고  멋지고 기특한 친구들이 하나같이 멋진 앞날을 맞이했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다.

때론 귀찮거나 피곤하지 않냐는 사람들도 있고, 때론 오지랖이야 오버하는 거야 라는 사람들도 있고, 때론 그렇게 해봐야 애써 고생해준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고 이용만 당할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나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뿐이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나오든 그건  사람의 문제일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것이  삶의 가치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자꾸 귀찮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모르고 자꾸 물어봐서 죄송합니다. 등등 나는 이런 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귀찮게 하고, 없는 시간 쪼개게 만드는 친구들이야말로 진정 기특하고 너무나도 멋진 친구들인 것이다. 모르는 것을 자꾸 물어보고 매번 해결하며 자신의 앞길을 밝게 비춰가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 채로 놔두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심지어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별로 아름답지 않은 일인 것이다.

평소에 표현이 부족하고 살갑지 못해서 나를 다가가기 어렵고 심지어 무섭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평생을 듣는 이야기라 이젠 그런 말들과 반응들이 너무 익숙하지만, 이따금씩 다가가기 어려워서 물어보기 힘들었어요. 왠지 무서워서  여쭤봤어요.   기분  좋아 보이는 .    웃는 . 등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내가   살가운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을 하곤 한다. (물론 친해지면 내가 얼마나 허당인지  알게 되지만.)

어찌 되었건  길을 택해서 열심히 걷다  사이에 인연이 되어 나와 만난 친구들 모두   되기를  응원한다.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자체가. 언젠가는 우리가 꿈꿨던 거품도 사라지고, 화려한 모습들도 지워지고, 음악의 민낯을 마주하며  밤과 새벽에는 자괴감이란 친구가 자꾸 말을 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고 매사에 열심이고 성실한 우리 친구들이 그때그때 스스로  버텨내고 묵묵히 끈기 있게 걸어갈  있기를  응원하고 응원한다. 나는 이제 많이 꺾였고 시절도 저물고 있지만 우리 친구들의 앞길을 함께 걸은 소박한 가이드가   있다면 오히려 내가 영광일 것이다.

이전에는 키팅 선생님을 보며 꿈을 키웠지만  달 전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를 보며 이제는 깨달았다. 저무는 나에게 남은 것은 이제 이거구나. 이게  소명이겠구나. 하고. 없는 재능에 신께서 하나 주신 능력이 있다면  병과 다름없는 마음인  같다. 병이어도 어쩔  없다. 이게  자신을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이고 가치인 것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뜻하지 않게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