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오랜 시간 하지 않다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 영영 공연을 못 하게 되는 그런 날이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어느덧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고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음을 느낀다. 언젠가는 그날이 오겠지. 죽는 순간까지 그래도 음악에 대한 나의 삶과 그 본질은 바뀌지 않을테니, 그래서 방구석에서라도 뭔가를 꾸준히 이어갈테니 조금 아쉽긴 해도 나의 음악생활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을테지만, 고마운 사람들, 반가운 사람들, 그 우리 친구들을 자주 보지 못하게 또는 영영 보지 못하게 될 것이란 그 사실 하나만큼은 참으로 슬프다. 코로나 시기가 된 지금 새삼 현실처럼 마음에 다가온다. 그런 날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훗날 언젠가 정말 그날이 온다면, 서로 눈을 마주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작별인사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