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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Feb 14. 2021

피렌체


오래전에 처음 왔을 때는 선선한 마음이 있었는데 두 번째 오니 감흥이 많이 없더라. 그땐 한국인과 일본인이 정말 많았는데 이젠 그만큼도 없고, 요즘 청춘들에겐 냉정과 열정 사이도 그때만큼 별로 회자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한 시절이 지나간 것이겠지. 그래도 그건 기억이 난다. 아오이 생일은 5월 25일.

아무래도 (냉정과 열정 사이는) 영화보다는 책이 좋고, 사실 나이가 들어가며 드는 생각은 쥰세이와 아오이가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서 두오모 쿠폴라가 (아시아인들에게) 더 유명해졌지만 사실은 마빈과 메미가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고 두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이란 것. 영화에서보다 책에서는 그 둘의 내용이 많아서 훨씬 훨씬 더 안쓰럽다.

청춘의 시절엔 약간 환상에 젖어 이루지 못할 일들이나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에 왠지 모를 동경을 갖곤 그것을 멋으로 아는 때가 있다. 나는 이제 그것이 멋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 삶 주변 어딘가 있을 수많은 마빈과 메미 파이팅! 이 두 사람 시점으로 속편 나와서 이들 가슴에 맺힌 한을 좀 풀어줘야 한다 정말.

Firenze.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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