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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Mar 06. 2022

지금 이루어져 가고 있다.

2017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소감


2011년에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이상의날개 밴드를 시작하기도 전이었고, 첫 EP [상실의시대]를 발매하기 한 달 전이었습니다.


초대권으로 2층 관람석에서 한 명의 팬의 입장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그때 후보에 오르고 이름이 호명되고 단상에 올라 상을 받는 뮤지션들을 보며 정말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언젠가 나도 음악을 열심히 하다 보면 저런 날이 올까.라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왠지 그런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날은 나에게 없겠지.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게 사실입니다.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이상의날개) 밴드 생활이었고, 감히 넘보기도 힘든 커다란 벽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2012년에 또 한 번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2층 관람석이었습니다. 이상의날개 밴드 생활을 한 지 1년이 조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냥 모든 것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나에겐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일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날 시상식이 끝나고 몇몇 지인들과 근처의 술집에서 한 잔 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속엔 부러움 반, 자괴감 반이었습니다. 나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그날 그 술집의 화장실에서 우연히 이 문구를 보았습니다.


"지금 이루어져 가고 있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했고, 하늘에서 나에게 건네는 메세지 같았습니다. 바로 폰을 꺼내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언젠가 내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된다면 처음 시상식을 갔을 때 그 2층 관람석에 앉아서 생각했던 그 마음을 꼭 이야기 하리라고. 그래서 그때의 나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을 사람들에게 응원이 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해 주리라고.


2011년 음악적으로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도 절치부심 연구하고 노력해서 6년이 지나 지금의 작은 결실을 이루었습니다. (저도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요.) 아마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그때의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늘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도 했듯이 여러분들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러분의 모든 꿈과 목표들이 '지금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절대 쉬이 포기하지 말고 자괴감의 늪에 빠지지 말고 꾸준히, 때론 힘들면 또 천천히 이어가시길 제가 응원하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연구하고, 고민하고, 노력하며 꾸준히 천천히 이어가세요. 얼마가 걸리든 괜찮습니다. 모든 것이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져 가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상을 받으면 수상소감으로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단상에서 이야기했고, 오늘 글로 남깁니다. 저 또한 이 내용을 이야기하겠다는 다짐을 어제와 오늘 이루어냈습니다.


이 힘든 환경 속에서 자기 음악을 위해 절치부심 노력하는 모든 선배, 후배, 동료, 제자 음악인들, 예술인들 모두 제가 응원합니다. 꼭 원하는 꿈과 목표 이루어내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2017.03.02. 에 쓴 글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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