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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Mar 07. 2022

길어도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2022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소감


길어도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혼자 속으로 하면 되지 굳이 수상 소감으로 해야 할까 생각했지만, 많은 선후배 동료 음악인들도 비슷한 마음으로 음악 생활하며 너무나 고생하고 있을 걸 알기에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늘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자기 자신에게 감사하는, 내 자신 잘 했어. 기특해. 수고했어. 하는 음악 생활, 학교, 사회생활 하시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모두가 그럴 자격 너무너무 충분합니다.


https://youtu.be/daWy_Wlfx-I


“(여러 감사의 인사 이후) 새삼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항상 이제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음악 생활을 하자 이런 생각으로 지금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데.. 막상 돌이켜보니까 그 앨범 작업을 우리 스스로들 해나가면서 거의 1년 넘게 시간을 끌어가면서 했는데, 그 귀찮음, 하기 싫음, 능력 부족, 의지박약 이런 거를 뚫으면서 어쨌든 그냥 꾸역꾸역 이겨내면서 버텨준 제 자신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한 번 생각을 해봤어요.


예전에는 남들께 감사드린다는 것들은 너무 당연하고 늘 그렇게 생각하면서 음악 생활 해왔는데, 제 자신이 마음고생하고, 노동하고, 희생하고 이런 것들에 감사하단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 1년 동안 너무 힘들었었는지 이 앨범을 꾸역꾸역 어떻게든 완성 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고 완성을 짓고 나니까 문득 어느 날, 아 내 자신 잘 했다. 내 자신 기특하다. 야 여기까지 했다 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왠지 그런 작은 생각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약간 위로가 되고 그 썩어 문드러졌던 제 마음이 정말 살포시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사실은 제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음악인, 예술인 분들이 저랑 비슷한 생각으로 음악 생활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해요. 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다들 힘들게, 특히 저희 같은 소속사 없이 활동하는 밴드들은, 또 뮤지션들은 돈을 버는 음악 생활이 아닌 돈을 써가는 음악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본업은 따로 있고 거기서 열심히 일하면서 없는 시간 쪼개가지고 돈을 정말 써가면서 벌리지도 않은 음악 생활을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아마도 저희랑 비슷한 처지에 활동하고 있는 많은 뮤지션 분들, 또 예술인 분들 또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뭐 직업이나 아니면 학업이나 이런 거 하시는 분들이, 많은 분들이 나를 도와줬던 많은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시겠지만 그분들도 자기 스스로에게 대견하게 생각하면서 자기 스스로가 내가 이만큼 했다라는 것들을 (조금 이렇게) 기특하게 생각하고 야 그동안 나 수고했다. 내 자신 수고했다. 이런 생각으로 함께 음악 생활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수상 소감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번 해봤습니다.


(중략)


많은 예술인, 음악인 분들이 이 영상을 보고 계실지, 또 팬분들이 아니면 지망생분들이 보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실패와 좌절이 항상 곁에 함께 있고, 또 새벽마다 자괴감이 (물밀듯이) 밀물처럼 찾아오고 하는 그 모든 분들, 저희도 똑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이렇게 앨범 만들고 했거든요 모든 분들 힘내라고, 또 응원한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저희 스스로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분들 또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께 마지막으로 응원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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