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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싱잉 Jan 10. 2022

싱가포르에서 생긴 스킬들-3

싱가포르 기록#5

지난 글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생긴 스킬 두 번째 이야기, 

한식 만들기에 익숙해진 것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이번에 소개할 세 번째 스킬은

낯선 곳에 살게 되면서 

눈치를 보지 않음으로써 생긴 스킬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머리를 자를 수 있게 되었고, 

남편의 머리도 자를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 살 때 

패션 쪽 유튜버들이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한국에서는 내가 머리를 직접 잘라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대신에 각종 미용실 후기를 검색하면서 

어떤 머리를 할지 많은 고민을 거친 후에

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하곤 했다. 


하지만 외국에 나오니 

'뭐 어때, 한번 해보지' 

라는 마음이 남 눈치를 덜 보는 가벼운 마음이 생겼다. 

내 머리를 다루는데 좀 더 과감해졌다. 


인터넷에서 미용 일반 가위와 숱가위 세트를 주문했다. 

유튜브에서 레이어드 컷을 검색해서 

제일 쉬워 보이는 영상을 틀어 놓고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에 들고

기분 전환도 돼서

그 뒤로도 가끔 내 머리를 내가 자른다. 


남편의 머리도 잘라주기 시작했다. 

사실 남편의 머리는 내 머리가 아니니까 

망하면 미안할 것 같아서 잘라주기가 꺼려졌다. 

하지만 무던한 성격의 남편은 

미용실 가는 게 너무 귀찮다며 

그냥 잘라달라고 했다.

그렇게 언젠가부터

나는 남편의 전담 미용사가 됐다.


조심 조심 자른다고 해도 

자르다보면 어똑해 망했어ㅠㅠㅠ 

오두방정을 떨며 머리를 자르게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남편은 괜찮다고 하고 

귀 뒤에 상처를 냈을 때도 

아파하긴 했지만 괜찮다고 하며 

계속 나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다. 


그렇게 몇 번을 잘라줬지만

머리 자르는 데에는 아직도 자신은 없다. 

대신 손놀림을 빨라지고 있어서 

시간도 많이 단축됐다. 


당연히 미용실 직원이 자른 것보다는 

투박하고 이상하지만 

굳이 집에서 잘랐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갈 정도는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남편의 머리를 잘라줄 때마다 

항상 켜 두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바로 헤어마술사 님이다. 

뒷머리, 옆머리, 앞머리, 뒷머리 잔털 제거 등

머리 섹션 별로 셀프 컷 유튜브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발기가 없어도

가위와 면도칼을 이용해 뒷머리와 

구레나룻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시기 때문에

항상 머리를 자를 때마다

헤어마술사 님의 동영상을 켜놓곤 머리를 자른다. 

혹시 셀프 컷에 도전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헤어마술사 님을 추천한다. 


@Sinval Carvalho /Unsplash 모든 제품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나는 숱가위, 일반가위, 빗, 면도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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