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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이아빠 Mar 06. 2020

리더십 교육의 주체는 누구인가?

삼성 재직 시 있었던 일입니다. 계열사 임원분들 리더십 과정을 리딩 할 때였습니다. 그 당시 제가 경험했던 최고의 직급은 부장, 그룹장, 팀장 레벨 정도였습니다. 임원 과정은 첫 경험이라 긴장도 되고 준비 시간도 2~3배가 들었던 거 같습니다. 대상자는 상무, 전무 15분. 제게 주어진 시간은 4시간이었습니다. 주제는 리더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Quinn 모델, John Kotter]를 기반으로 해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 준비를 해 갔고 나름 선방하면서 진행을 했습니다. 꽤 진지하게 들어주셨고 준비한 소기의 목적은 운영이 되는 것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러웠습니다. 

교육 대상자 분 중에 교류를 하고 지낸 HR를 총괄하는 전무분께서 같이 참석을 하셨는데 교육이 마무리된 후 혹 괜찮다면 저녁 같이 하면 어떠시냐고 의향을 물어오셨습니다. 교육에 대한 피드백도 들어볼 겸 겸사겸사 좋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전무님, 오늘 교육 시간 어떠셨나요? 피드백을 주시면 제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하고 여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좋았다. 임원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라고 계속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만 주셨다.



'성장 포인트 하나만 말씀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정말 말씀드려도 될까요?'

'네. 그래야 제가 진정으로 성장을 많이 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그러면. 딱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황 박사님 똑똑하고 스마트한 거 저희 임원분들도 모두 다 잘 알아요. 박사 과정에서 리더십 전공도 하고, 국토해양부 장관상도 받고, 영어 강의도 가능하고 리더십 과정이 있으면 황 박사님 찾는 것도 어느덧 당연시되었고요. 그런 역량을 가진 분이 얼마나 있으시겠습니까? 그런 백그라운드에서 오늘 Quinn모델, 존 코터(John Kotter) 등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참가자들이 서로 나누고 심층적인 토의를 조금 더 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요?'

'내용적인 설명을 잘 모르시고 오해하시는 것도 있으실 텐데요 괜찮으실까요?'

'좀 모르면 어때요? 그게 앎의 과정이 아닐까요?'



아하, 4시간의 교육 동안에 학습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덧 내가 주인공이 되었구나.



큰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전문님께 감사를 표했습니다. 난 단지 이끌 뿐 교육시간에는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리더 교육을 설계하거나 리딩을 할 때 그리고 다른 FT(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분들께서 진행하시는 모습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생각보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이끄는 분들이 의외로 다수였습니다. 제가 학습자분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정리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Q. 이런 현상이 왜 자주 교육 현장에서 발생을 할까요?


교육 만족도 vs 학습전이


교육 만족도의 측면에서 교육이 진행이 되면 FT(강사)는 원맨쇼를 해야 합니다. 내가 잘 났다. 내가 많이 안다. 그런 이미지를 주어야 합니다. 물론 어떤 때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 전체 시간 중에 어느 비중을 가지고 접근하는지는 제3의 눈이면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학습전이(Transfer of Learing)로 관점을 바꿀 때야 비로소 학습자의 시각으로 교육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학습 전이란 학습한 내용을 현업으로 돌아가서 실행에 옮기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교육 시간에 학습했던 사항이 하나의 맥락(Context), 상황(Situation)이라면 다른 맥락이나 상황에서 학습한 사항들이 효과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한국기업교육학회)

이렇게 학습 전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교육을 어떻게 설계하고 기획을 해야지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리더 교육은 그래서 중장기적인 관점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런 맥락에서 통용이 될 수 있을 듯싶습니다. FT와 학습자 두 파트너가 함께 추는 왈츠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고의 고수는 내가 아닌 상대방을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학습전이는 왜 중요할까요?

우리는 여기서 에빙하우스가 주창한 망각곡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빙하우스는 학습자들이 학습이 끝난 후 학습내용에 대해서 기억하는 정도가 1시간이 지나가면 약 45%, 하루가 지나가면 약 34%, 한 달이 지나면 약 21%밖에 남지 않는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래서 학습자들의 학습 내요에 대한 기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학습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반복적인 학습과 여러 가지 Intervention의 중요성이 이 부분에서 부각이 됩니다. 학습전이의 실 사례는 다음 편에서 실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해부학(?)처럼 잘게 잘게 쪼개 보려고 합니다.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논문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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