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과거의 상처는 너무 악착스럽고, 미래에의 걱정은 갈수록 두터워질 뿐이다. 그래서 현재는 그만큼 줄어들고 눈앞의 삶을 깊이 있게 누리는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 과거의 상처가 미래의 걱정거리로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은 지금 이 자리의 삶에 자신을 자유롭게 바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대학의 목적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 자유의 시간과 공간이 없이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김연아가 대학생이 되려면>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