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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ul 05. 2018

하트시그널의 중독성

내 연애인가 그들의 연애인가

2018년 6월 셋째 주에 가장 뜨거운 감자는 아마 하트시그널이 아닐까?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들이 이렇게 큰 화제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첫 시즌이었던 하트 시그널 1보다 훨씬 큰 화제성을 몬 하트시그널2. 그 이유를 파해처보려고 한다. 


첫회를 보면 단연 여성 출연자 중에서는 임현주가 돋보였다. 우선 하얗고, 귀여웠고, 미소가 예뻤다. 

처음에는 사실 다른 여자 출연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송다은은 예쁘장했지만 뭔가 새로운 매력은 부족했다. 

그리고 남자 출연진 중에서 돋보였던 것은 도균. 공유를 닮은 시원한 미소와 큰 키로 여심몰이를 했다. 

마지막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오영주는 처음에 정말 존재감이 없었다. 딱히 외모가 딸린 다기보다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임팩트가 없었다. 


회차가 흐를수록 출연진들의 특성을 하나씩 알게 되었다. 프로그램 특성상 한 달 동안 함께 동거를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가령 소개팅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꾸며지거나 좋은 면모를 보여주게 되는데 같이 살 때는 아무래도 그 사람의 평소 생활습관이라던지 무의식 중에 나오는 말과 행동을 더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실 나도 소개팅을 많이 해본 편은 아니지만, 만나기 전에 사진을 보고 카톡을 교환하다 소개팅을 하고, 똑같은 질문을 형식적으로 교환하는 것이 썩 잘 맞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20대 후반이 되니까 이제 그런 것들이 조금 식상해지기도 했다. 


문득, 그들이 여기 출연한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생각한 그들의 목적을 아래 정리해보았다. 

1. 오영주(28) 외국계 회사 마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재밌는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2. 임현주(27)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4학년: 모델링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3. 송다은(28) 배우 지망생: 연예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

4. 김장미(30) 뉴욕 편집샵: 사업 PR

5. 정재호(28) 스타트업 CEO: 사업 PR, 본인 PR

6. 김도균(31) 한의사: 한의원 PR

7. 이규빈(26) 예비 사무관-5급 공무원/서울대: 좋은 사람 만나고 싶어서

8. 김현우(34) 메시야 셰프: 가게 PR, 본인 PR


이렇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연애 프로그램보다 하트 시그널이 왠지 더 끌리는 이유가 뭘까.

출연진들의 매력, 예쁜 화면 색감과 편집, 간질거리는 썸 타기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매력. 매력적인 이들을 한 집에 모아놓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PD도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20대 초중반은 아예 배제를 하고 어느 정도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게 되는 20대 후반들로 출연진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너무 가벼운 연애를 원하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흐리거나 하게 되지 않는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우리는 멀리서 보았지만 실제로 그들은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우선 일반인이라서 촬영이 처음에 불편했을 것이고, 그 와중에 연애는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젊을 때 그렇게 좋은 집에서 선남선녀들과 함께 합숙하는 경험도 참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운이 좋으면 애인까지 얻어가는 것이고 아니어도 좋은 인연과 추억이 생기는 것이고. 

임현주의 킬링 포인트 눈웃음
임현주는 자기의 매력이 뭔지 잘 알고 있는 출연자였다
김현우를 설레게 한 임현주와의 첫 데이트

하트 시그널에서 개인적으로 베스트 장면으로 세 가지 꼽는 것은 첫 번째로, 김현우 임현주의 첫 데이트와 두 번째는 오영주가 술 취한 장면 세 번째는 김현우 식당에 갔을 때이다. 하나하나 이유를 설명하자면, 우선 처음에 김현우와 임현주의 데이트는 말 그대로 설렘 가득했다. 임현주는 처음부터 김현우한테 끌렸고 본능에 충실했다. 스킨십, 눈웃음, 은근한 터치, 설렘의 고백까지 그녀 자신으로서는 모든 것을 표현했다. 반면 김현우는 맥락 없이 그 공격에 당하고 말았고 자신은 감정이 없다고 차단했지만 이미 감정이 속에서 싹터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오영주의 반전 매력. 평소에는 털털하고 빈틈없는 능력자 이미지로 보이다가 한순간에 애교왕이 되어버린 바로 그 모습. 술을 마시니까 풀어지고 애교 폭발하는 여자였던 것이다. 거침없이 매력을 흩날려서 모든 남자들을 사로잡은 바로 한 순간이다. 이 장면만 보더라도 연애는 타이밍인 것이 이런 모습을 적재적소에 보여줘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각자 자기 자신의 이런 매력 폭발 모습은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할 거다. 세 번째는 여자 셋이서 김현우 식당에 가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린 소녀팬들이 아이돌 콘서트를 간듯한 모양새였는데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재밌었다. 그리고 이때 현우는 영주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과정이었고, 현우의 눈이 계속 영주를 따라가는 것을 보는 것이 재밌었다. 사람도 자기감정을 속일 수는 없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신비주의 제임스 딘 김현우라도. 

소녀같으면서도 털털한 매력을 가진 오영주는 웃는 모습이 어린아이같다

프로그램 묘미 중 하나가 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 결혼했어요 처럼 안정적인 연애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면 하시가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현대인들이 충족하고 싶은 많은 욕구가 포함되어 있다. 멋지고 젊은 남녀들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리얼리티, 그들이 썸을 타고 무리 안에서 서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그대로 지켜보는 점, 그것을 실제 우리가 겪지 않아도 설레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점이 그런 것이다. 그들은 모두 각자 성격,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호감과 관심을 표현해낸다. 하시에서 키포인트는 우리에게 설렘은 주지만 너무 리얼한 부분은 보여주지 않았다. 가령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나 정말 일상적인 모습들은 편집 과정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극적이고 드라마적인 부분들을 단적으로 보게 되어 더 판타지스러운 리얼리티를 보고 열광한 것이다. 이제 우리 삶 속에서 설렘을 만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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