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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Sep 08. 2020

THE MUSTANG

movie review

요즘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다 차단? 되었기에

야외 활동 중에 뭘 할 수 있을까 찾다가 발견한 ‘승마’.


가족들끼리 주말 외식을 자주 하루 가는 레스토랑에

승마클럽이 함께 조성이 되어있는데 처음에는 말 구경하러 가면서 알게 되었다. 말들이 굉장히 크고 기름져서 타고 있기만 해도 참 멋있었다. 그렇게 관심이 생기고 지지난주에 처음으로 승마 체험을 신청해서 갔는데 말들이 덩치는 큰데 어찌나 귀여운지 너무 사랑스럽다. 크고 맑은 눈을 가진 생명체. 처음에 걷기를 가르쳐주셨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워서 그다음 주에 더 긴 코스를 신청했다.


두 번째 클래스는 45분 짜리였는데 속 경보를 배웠다.

말이 빠르게 걸으면 몸을 아래위로 앉았다 일어섰다를 하는 동작인데 상당히 운동이 많이 되었고 훨씬 재미있었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잠시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니 그것만큼 기분 좋은 게 없다.


이렇게 승마에 눈을 뜨고 집에 가서 승마 관련 영화를 찾아보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넷플릭스에 없어서 차선책으로 말이 나오는 영화 중 하나를 골라 들었다.


‘the mustang’이라는 영화.

시작하자마자 화면 가득 검고 아름다운 말이 보이는데 그것부터 사로잡힌다. 그리고 이어서 그 눈빛과 비슷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교도소가 등장하고 심상치 않은 묵직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해서 살짝 걱정이 됐다.


교도소 안에 온갖 흉악범과 살인자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은 자기의 마약을 버린 아내를 죽인 살인자이다.

그의 눈은 아주 슬프면서도 살기가 있다. 그는 자신이 잘못을 한 지 잘 몰라서 임신한 딸이 면회를 왔을 때도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교도소에 잡혀온 야생마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미친 듯이 날뛰는 한 야생마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한 또 다른 생명체.


그 야생마를 트레이닝하라는 미션이 주어졌고 그 과장에서 많이 다치기도 하지만 결국에 둘은 서로 교감하기에 이른다. 마르키스라는 어여쁜 이름도 붙여주고 마르키스는 힘들어하는 콜먼의 어깨를 얼굴로 부비기도 하며 서로를 이해해준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마음이 말랑해지며 사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배우고 상처가 치유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처음으로 딸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어느 날 죄수들이 각 트레이닝 한 말을 경매에 내놓는 날, 마르키스가 소리에 놀라서 콜먼은 많이 다치게 되고 마르키스는 안락사당할 처지에 놓인다. 콜먼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마르키스에 찾아가서 다독이면서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흐느낀다. 그리고 하룻밤 마르키스를 교도소 밖으로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독방에서 콜먼은 조그마한 창밖을 내다보는데 저 멀리 마르키스가 서있는 모습을 보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어쩌면 굉장히 한정적인 공간과 인물, 단순한 스토리라인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관객을 순식간에 몰입시키고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그 이유에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요소들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그중 하나는 출연진들의 눈빛과 연기력, 캐릭터 흡수력이다.

인물 하나하나가 마치 정말 수감돼있는 범죄자들의 눈빛, 자세, 분위기, 행동을 미친듯한 연기력으로 해냈다. 화면 밖에서 보고 있는 관객이 무섭다고 느낄 만큼. 그중 역시 압권은 주인공 콜먼의 눈빛. 슬픔, 아픔, 분노, 두려움, 사랑, 애정, 뿌듯함 등 대사가 많지 않은데 표정과 눈빛으로 모든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역시나 꽤 유명한 배우였다.


두 번째로는, 연출력.

카메라 무빙이나 프레임, 화면 전환 등이 기존에 볼 수 있는 뻔한 비주얼이 아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구성과 프레임이 나오고 전환도 빠르다. 그렇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는, 진한 감동이다.

마르키스가 안락사를 당하기 앞서서 콜먼이 찾아갔을 때의 감성에서 감동은 최대치가 된다. 아직 놀란상 태인 마르키스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는 콜먼은 이미 마르키스를 만나고 성숙해진 사람이 되었다.

마르키스를 탈출시킬 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않고 자기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는 콜먼의 모습은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뜬금없이 명작을 만나서 어벙 벙했지먼 영화는 순식간에 끝이 났다. 대단한 영화는 할리우드 배우, 엄청난 예산, 해외 로케가 없어도 스토리와 좋은 연기력, 탁월한 연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렇게 서로를 치유해줄 수 있는 존재를 만나게 되면 참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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