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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Sep 09. 2020

감정의 소용돌이

감정의 노예가 될 때면 참 괴롭다.


오늘이 그랬던 날.

직장이라는 곳이 뭘까.

왜 '일'이라는 걸 할까.

라는 원초적인 질문이 자꾸 머리를 스친다.


집으로 돌아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서야

현상이 객관적으로 조금은 보였다.

이 아무 가치 없는 감정소비를 얼마나 하면서 나를 소모시킬 것인가.

뭘 위해서.


갖고 싶다.

소유욕이 생긴다.

물질에 대해서.

서른이 넘어서야 이제야 욕심이 생긴다.

괜찮은 걸까?

어쩌면 동력이 될 수도.


오늘은 청담동 명품거리를 산책 삼아 걷는데 문 앞에 서있는 보디가드들에 입에 쓰인

마스크가 왜 그렇게 우스꽝스러운지, 명품이 명품으로 안보이더라.


헤어짐에서 일주일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슬픔보다는 화가 더 나는 나를 발견했다.

분한 건지 쌓인 건지 이 감정을 해소할 분출구가 없어서 쌓아만 가는 건지.

현재 나의 유일한 분출구는 글이다. 


글을 쓰다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작년, 재작년 하드 드라이브에 들어있는 여행 사진을 들여다본다.

문득 울컥한다. 그때 그렇게 좋았던 것을.

역시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것 다시 실감한다.

아무리 기억을 한다고 해도 세세한 그 순간들은 사진이 가장 선명하게 남으니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더 여행을 다니고 싶다. 


살아가는 이유를 묻는다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느끼면서 살고 싶다고.

그럴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그리고 그 순간들을 글,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고.

내 공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루고 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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