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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Sep 09. 2020

뭐? (아직) 수요일이라고 (벌써)

오늘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까 7시를 가리키고 있어서 웬걸? 싶었는데 역시나

시계가 한 시간 늦게 가고 있었다. 

오늘부터 사람들이 재택을 많이 하는 날이라서 은근 기분 좋게 출근을 했다. 

날씨가 가을 가을 해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다음 주엔 이사다. 가을이 이사에 계절이라는 걸 마케팅을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정말 시의성에 민감한 것을 배웠다.

매년 같은 날이 반복되지만 그것을 기다린다.

특정한 '날'에 병적으로 집작 하는 것.

설날, 추석, 생일,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기념일...

어떤 사람들은 그게 마케팅에 노예가 되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1년 365일의 많은 날들 중

그 날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직장인에게 아주 작은 행복이 되는 날이 아닐까?

사실 나는 그 '특별하다는' 날들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좋아하지는 않으면서도 기다리는 두 가지 

대립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 


9월에도 추석 연휴가 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그 날을

기다린다. 지금 딱히 계획은 없는데 계획을 만들고 싶은 욕구는 샘솟아서 미리 할 일을 다 몰아서 

하려고 한다. 어제 그 욕심에 콘텐츠를 11개 뽑아내는데 정줄을 놓칠 뻔했다. 

바다? 강화도? 하다 못해 근교 이국적인 카페라도 가보고 싶은데. 


요즘 들어 옷장에 입을 옷이 어찌나 없는지 짜증이 났다.

사실, 격식 있는 옷들이 있는데 입을 곳이 없어서 처박혀있는 게 못마땅하다. 

입고 나가고 싶은데 그 옷이 어울리는 장소를 갈 일이 없다.

(이런 감정  상태, 본 적 있다. 호르몬인 걸까?)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말처럼 그런 옷을 계속 입는 게 맞나 싶다.

하긴, 그런 옷을 입으면 자세가 달라지긴 한다. 기분 또한 그렇고. 

오늘도 내가 자세가 바르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것도 발레를 했을 때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다. 

오늘도 원래 입으려던 샤랄라 치마를 뒤로하고 청바지를 집어 들었다.

대신 기분전환을 위해 코발트 니트와 하얀 마 재킷으로 산뜻함을 주었다. 


요새 통 피부관리, 몸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다. 운동도 못하기 때문에.

태풍 때문에 탄천도 막혀있고. 

이런 시국에는 마음이 단단해져야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름대로 독서를 하고 CNN 뉴스를 출근길에 청취하며 영어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해본다. 


어제는 회사에서 다소 새로운 경험을 했다.

아주 오랜만에 동갑내기 직원 A와 저녁을 먹으며 야근을 했다. 

회사 얘기를 할 사람이 없었는데 생겨서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커피 마실 사람이 생겨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A도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 같았고 비슷하게 생각하는 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도 이제 흔들리지 않고 자기중심이 서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기에

휩쓸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이상 수요일 오전의 생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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