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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08. 2021

 추석을 보내는 방법

서울 여행기

이 글은 2020 추석 때 작성된 글입니다.


오늘은 추석 당일인 10/1.

10월이 시작이 되었고 10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월 중에 하나. 

날씨 하나 그 자체만으로 낭만이 생기는 계절이다. 

도로가 한가할 때 드라이브를 가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간. 

그리고 나는 오늘 그것을 노려보려고 서울 여행을 나선다.

 

사실, 이렇다 하게 가고 싶은 곳을 찾지 못해서 서울에 머물기로 한다. 

그리고 호캉스를 하기엔 현재 예산이 모자라다. 다음 호캉스는  ‘포시즌스’ 나 ‘안다즈’를 가고 싶기에.

그 두 곳을 못 간다면 차라리 차 선택을 고 하는 나이다.


사실 오늘의 코스는 둘 중 하나였다.

자전거 타기와 전시회 보기.

그중에 전시회 보기를 선택했다. 

이 전시는 한시적이기도 하고 오늘 같은 날이 아니면 인파 속에 파묻혀 보거나 웨이팅을 오래 해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부모님이 친척들을 만나러 나가고 잠깐의 나만의 여유를 집에서 즐기고 나서 한시 반 정도에 집을 나선다.


나의 붕붕이를 데리고 나선다.

정말 단 10분 만에 동대문을 도착하는 신기함을 경험했고 거리엔 도로를 훤히 볼 수 있을 만큼 한적했다.

사람 없는 서울은 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DDP 주차장에 여유 있게 차를 세우고 전시회로 향했다.

여긴 몇 번이고 와도 길치인 나를 헷갈리게 하는 곳이다.

그래서 결국 물어보고 나서야 길을 제대로 찾았다.

1층에 오니 가장 대표적인 전경 광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기를 위한 대기줄이 형성이 되어있었지만 짧아서 금방 대기 등록을 했다. 

시간을 때우러 바로 앞에 있는 카카오 스토어에 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이 후딱 갔다. 

결국 파자마, 안대를 구매했다. (추후 파자마는 금방 해졌고 안대는 내 조카에게로 돌아갔다)

대기 20분 만에 입장하라는 알림 톡이 와서 바로 전시회로 향했다.

‘팀 랩:라이프’ 전시. 

사실 그냥 오늘 기분은 미술관 각!이라서 해당 코스를 정한 거였고 이 전시가 가장 내 취향에 맞아서 고르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현재 내 기분에 딱 맞는 전시였다. 

어렵지 않고, 부담 없고, 편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힐링하게 되는 비주얼 오리엔티드 전시였다. 

약 60여 분간을 감상했는데 각 방마다 콘셉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콘셉트인지를 떠나서 그냥 온전히 아트워크를 감상하는 것이 나만의 전시회를 즐기는 방법이다. 

그러면 편견 없이 오로지 작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방 전체를 둘러싸여서 스크리닝 되는 미디어아트 형식이었는데 전혀 cliche 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람들과 인터렉션이 가능하였다. 가령, 꽃의 줄기를 만지면 꽃의 줄기가 금빛으로 물들고 쓰러지게 만든다던지, 흐르는 물줄기들을 손으로 해치면 물줄기들이 흐트러지면서 아름다운 꽃이 피는 등의 인터렉션이었다. 잔잔하지만 그 순간에 스며들 수 있었다.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천천히 전시를 음미하며 감상했다.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기 직전에 와서 더 러키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나와서 잠깐 앉아서 바람을 쐬고 주차장으로 가서 무료 정산을 한 뒤 ‘에베레스트 인도식당’으로 향했다.

이른 점심때 집에서 전을 주어먹은 게 다라 전시를 보고 나니 허기가 졌다. 수요 미식회에도 나온 이 식당에 들어가니 정말 인도 현지식을 차용하였는지 직원들도 전부 인도 사람들뿐이었다. 살짝 멈칫했으나 

이내 자리를 잡았다.

인도 카레 중 가장 애정 하는 치킨 마크니와 팔락 파니르 중 고민을 했지만 오늘 기분에는 치킨 마크니가 끌려서 버터 난과 함께 주문했다.


이윽고 등장한 치킨 마크니와 정말 본 난 중에 제일 큰 버터 난이 나왔다.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고 밥을 안 시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힐링푸드 치킨 마크니는 만족스러웠다. 연신 난을 찍어먹으면서 다음 코스를 짰다.


사실 카페를 가고 싶었는데 확실히 추석 당일에는 대부분의 카페들이 휴무였다. 그래서 희망을 품고 포비를 검색해보니 영업 중이어서 거기로 향하는데 밖에 나왔는데 가을바람이 너무 좋아서 잠시 갓길에 차를 대고 창문을 내렸다.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가을바람, 나의 무드가 합이 되어서 ‘찐’이 되었다. 잠시 동안 그 운치를 느끼다가 다시 포비로 향했다. 그저 음악을 틀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 자체로 좋았다.

포비 건물인 디타워에 오랜만에 도착을 해서 가까이 주차를 하고 1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고, 우선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오늘 서울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요즘 들어 부쩍 날이 선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래서 오늘 나는 서울여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대/만/족이다.

평일 이 시간에 절대 할 수 없는 코스? 이기도 하니까.


서울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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