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빨 오른다
AE 2년 차.
오늘 예기치 못한 감정을 느꼈다.
바로 나를 진정으로 칭찬해주고 싶다는 기분.
연말 제안 비딩 시즌에 제안서 두 개를 클리어했다.
사실 계속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라는 걱정도 숱하게 했지만
계속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되뇌었다.
마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처럼.
오늘은 그 제안서를 모두 마친 '의미 있는 날.'
누구보다 빠르게 칼퇴를 하고 사무실을 해쳐 나왔다.
그게 나에게 주는 가장 달콤한 선물.
오늘 작업하는 내내 Ariana Grande의 '34+35'와 Asap Rocky 'fucXing Problems'의 노래를
1시간 반복해서 들었다.
한국 노래로는 'Downtown Baby'를 한 시간씩 틀어놓고 작업을 했다.
이런 반복적인 루틴이 가끔 효율성을 더해준다.
음악이 귀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
오늘은 엉덩이를 떼지 않고 최대한 집중해서 할 일은 하나씩 처냈다.
그 결과 놀라운 집중력이 생겨나서 다 하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을 업무 시간 내 전부 처리했다.
주말출근을 2주 동안 하고 새벽 출근을 일주일 내내 했다.
함께한 팀원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
이번에 그것의 중요성, 소중함에 대해서 배웠다.
같이 해냈을 때, 그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도 느꼈고.
열심히 했을 때 그것을 알아주는 것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있는 힘껏 다해서 작성해 낸 제안서이기에 나의 자식이기도 하고
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게 되던 안되던 나에게는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자식이 탄생한 것이다.
심지어 오늘 제안서는 한 번에 컨펌이 돼서 그 순간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도 이제는 뭔가를 제대로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하면서 나의 머리를 토닥이면서 고생했다는 말을 건넸다.
하루만 더 가면 긴 휴가가 찾아온다.
달콤한 휴가 덕분에 이러한 놀라운 집중력이 발생한 것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