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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Dec 20. 2020

영화 ‘조제’를 보던 날

일요 영화 감상

계속해서 집에 있는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조금,

아니 많이 답답해져서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그래서 계속 보고 싶던 영화 ‘조제’를 보기로 했다.

통신사 요금제가 VIP라서 월 1회 영화를 무료로 볼 수가 있다. 예매를 완료하고 당일이 되어 기대를 하고 있는데

CGV에서 해당 영화관이 문제가 생겨서 상영을 못하게 되었다는 전화가 왔다. 짜증이 났지만 그다음으로 비슷한 시간대의 가까운 상영관을 찾았다. 왕십리 CGV에 티켓이 있어서 바로 변경했다. 물론 취소된 영화티켓은 환불받고 다음에 무료로 보여준다고 한다.


집에서 할 일을 모두 마치고 왕십리로 향했다.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처음 와본 왕십리 복합문화센터 건물에 도착을 해서 주차를 4층에 하니 푸드코트가 바로 보였다.

한 층만 올라가니 바로 CGV라서 편리했다.

역시 한산한 영화관. 바로 입장.


‘조제’를 보고 다소 복합적인 것들을 느꼈다.

필터링 없이 오롯이 나의 의견을 적어본다.

우선 여기서 가장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한지민.

한지민은 정말 예쁜 눈을 가졌고, 정말 동안이다.

부스스한 파마머리도 너무 잘 어울리고 앞머리가 눈을 가릴 정도로 길어도 예쁘다.

앞으로 보나 옆으로 보나 예쁘다. 웃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예쁘다. 눈이 반짝이고 촉촉해서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그다음은 남주혁. 남주혁이 문턱에 서있을 때, 머리가 닿을락 말락 하는 비주얼에 이미 끝났다. 그냥 남주혁 존재 자체로 이미 몰입이 되어버린다. 맑은 강아지 같은 얼굴을 하고선 알 거 다 아는 남자처럼 행동하는 그 캐릭터가

신선했다. 너무 여러 여자들을 이리저리 만나는 양아치 같은 면을 많이 보여줘서 조금 짜증이 났지만. (잘생긴 남자는 당연히 그렇겠지 라면서도 영화에서는 판타지를 원하는 욕심이랄까?)

그 둘이 만난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깔’은 완성이 되었다.

영화의 흐름은 아주 느리다. 잔잔함의 끝판왕이랄까?

일본 영화들도 아주 느린 호흡을 가진 영화가 많지만 조제는 한국영화 중에서도 탑을 찍을 정도로 잔잔했다.

지금 내 감성에는 맞았지만 어떤 날에는 집에서 봤다면 그냥 꺼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그들이 사랑을 서로 표현하기까지가 다소 오래 걸린 느낌이 들었다. 내가 성격이 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이루어지는 데까지가 너무 질질 끈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배, 교수를 만나다가 결국 조제에게 정착한다. 하지먼 끝내 그들은 현실을 맞이하게 되고 헤어지게 된다. 마지막에 아쿠아리움에서 둘이 헤어짐을 직감했을 때 가슴이 씁쓸했다. 아무래도 나도 과거 연애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확실히 이 사람과 안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감했을 때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프다. 내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 것만으로 조제는 볼만 했다.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조제가 가지 말라고 붙잡으니 다시 돌아와서 입을 맞추는 장면. 둘이 조그마한 이불속에서 꼭 붙어서 온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한지민과 남주혁의 캐미와 연기력을 엿볼 수 있었던 영화라는 것.


영화를 보고 나와 허기진 배를 푸드코트에서 단호박 크로켓 오므라이스를 시켜서 먹었다. 왠지 따뜻한 감성의 영화를 보고 나니 일본식의 ‘오므라이스’를 먹고 싶었다.

오므라이스라는 말이 아무래도 너무 사랑스럽다.

조카들 줄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지도 구매했다.

차로 돌아와서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차들이 없어서 금세 도착했다. 새로 산 차량 거치대를 설치하니 튼튼하다.

세 번째 잘못산 거치대를 청산하고 새로 바꿨다.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잠원 한강공원에 차를 세우고 지금 글을 쓴다. 바람이 차가워서 바깥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길을 걷는 사람들, 한강, 반짝이는 도시의 빛을 보니 힐링이 되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음 한 주도 행복하게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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