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

INTJ의 일요일을 보내는 방법

by LOFAC

거울 속 내가 진정 내가 맞을까?

나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고 있을까?

문득 머릿속에 이 생각이 스친다.

여유 있는 일요일을 보내다가 거울 속 나를 보고 멈추게 되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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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쉴 때는 거의 핸드폰에 매여 살다 보니까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게 무서워지더라.

마케팅 필드에 종사를 한다지만,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려들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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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어서 아무런 계획을 짜지 않았다.

눈이 떠질 때 일어나서, 먹고 싶은 아침을 먹고(오늘은 짜파게티에 계란 프라이와 파김치 조합),

친구와 긴 통화를 하고, 오후 즈음에 애프터눈 티 홈카페 놀이를 한다.

오늘의 영화는 바로 '날씨의 아이'. 중간 즈음에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이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다.

일본 영화들은 이렇게 팬서비스처럼, 서프라이즈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어서 디테일에 신경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장치들에 팬들은 열광한다.

이 영화를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때는 다소 몰입도가 떨어졌는데, 중반 이후부터 몰입이 확 되었다.

특히 너무나도 아름다운 색채와 그림체, 그리고 초현실주의적 스토리가 좋았다.

무엇보다, 맑고 화창한 날씨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한 남자 주인공의 순수한 사랑이 예뻤다.

내가 나이가 먹었다고 직감했을 때는 다른 때도 아닌, 이렇게 어리고 풋풋한 사랑을 봤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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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관리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낀다.

20대까지만 해도 내가 무슨 관리가 필요해?라는 오만방자함으로 똘똘 뭉쳐서 살았지만,

30대가 되니까 그때 나는 젊음이 주는 모든 권력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부관리, 운동, 체력관리, 식습관 관리 등 꾸준히 해야지 더 악화되지 않고 유지만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 요즘 늘어나는 잡티를 보고 있으면 마음 아프다 정말.

그래도 죽지 않았어 라고 애써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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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거, 다 별거 없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참 애써 바득바득 사는 거 보면 재밌다.

내가 너무 안일한가 생각이 들 정도로.

가끔 보면 정말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 나는 괜찮을까.

너무 설렁설렁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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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내 일상 속에서 감사한 점들을 발견을 하려고 애를 쓴다.

영화 '소울'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를 실감한다.

사람은 보통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의 삶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살아간다.

나 또한 사람인지라 그러한 나날들이 많다.

TV와 유튜브에서는 끊임없이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데 바쁘다.

그렇지만 요즘 나의 삶을 보자면 이것 또한 꽤나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긴 유학 생활을 보낸 탓인지, 부모님과 지내는 지금의 삶이 썩 좋다.

엄마 밥이 제일 맛있다는 것도 깨달아버렸고, 이렇게 안락한 집에서 지내는 것도 너무 좋다.

무엇보다 최근 이사 온 집 위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고.

여기 이사 오고 나서 뭔가 일이 잘 풀렸다.

이사 오기 전 점쟁이가 이사하면 일이 잘 풀린다고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되었다.

어쩌면 나의 삶, 다른 사람이 보면 꽤나 부러워할만한 라이프지 않을까?

그래서 감사하면서 살 되, 나의 경험들을 녹일 수 있는 커리어 빌딩을 할 거다.

그렇게, 나를 비웃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떳떳이 나의 진가를 보여줄 거다.

벚꽃이 만개하듯, 이지수의 만개하는 모습을 보여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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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이지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 다니는 마케팅 AE 3년 차.

20대 스타트업 창업 경력.

여행 에세이 출간.

뉴욕 디자인 스쿨 졸업.

옥수동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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