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만 하면 다잘될 줄알았는데

끝이 아니고 또다시 시작이었다

by LOFAC

이직만 잘하면 될 줄 알았다.

그간 맘고생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뒤로하고,

여기서는 조금 편하게 다니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니다. 적어도 지금은.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삐까번쩍한 고층건물.

힙지로라는 트렌디한 환경.

수많은 맛집과 힙한 카페들.

인상된 월급.

풍족한 복지와 월 2회 금요일 3시 퇴근.

친절한 팀원들.

털털한 팀장님.

친숙한 빅 브랜드들.

그 모든 것들이 처음 연애할 때 하트 뿅뿅하는 것만 같이 좋아 보였다.


그것들이 하나하나 벗겨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나는 마냥 대체휴가 생겼다고 좋아했다가 하루 전날 퇴근 후 다시 나와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멘탈이 부서진 직장인이었다.


회사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은 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 지금 분위기에 휴가든 대체휴가든 가는 게 더 마음이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닌 그 기분.

어쩌면 그 상황을 빨리 모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기획자라는 업을 삼으면서 주기적으로 업에 대한 현타가 찾아온다.

3개월이 가장 힘들다.

도대체 언제쯤 노련해지고 여유롭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적응기 없이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까.


광고주는 오늘따라 유독 어찌나 안 좋은 얘기만 쏟아내는지, 그들의 머릿속이 궁금했다.

그렇게 나는 또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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