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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03. 2022

요리는 예쁜 것

2022 1월을 맞이한 추운 한 겨울날 서촌으로 향했다. 

오늘은 회색 롱 저지 스커트와 누룽지 숏 패딩을 입은 내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다.

서촌에 온 건 쿠킹 클래스를 듣기 위함이다. 다소 일찍 도착했지만 추워서 바로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선생님들이 20분이나 일찍 온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다행이었고, 항상 앉는 자리에 착석을 했다. 

오늘은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올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윽고 오후 3시가 되어 수업을 시작을 알리는 선생님. 

가장 먼저 시작한 메뉴는 바로 페스츄리 토마토 수프다.

역시나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꽤나 소요되는 요리. 

하지만 내가 뉴욕에 있을 때 소울푸드처럼 먹었던 음식이라서 꼭 배워보고 싶었다. 

요리 코스의 반 정도 지났을까, 수프를 끓이는 시간이 필요해서 다음 요리로 넘어갔다.

훨씬 간단해 보이는 디저트 메뉴였고, 디저트를 오븐에서 굽는 동안 라스트 코스인 봉골레 파스타를 시작했다. 겨울철에 훨씬 맛있다는 재료 두 가지인 조개와 시금치를 사용해서 만든 스페셜 파스타다. 

봉골레를 혼자 만들어본 적이 없는데, 평소 좋아하는 메뉴라 배워보고 싶었다.

차근차근히 눈으로, 핸드폰으로 요리과정을 꼼꼼히 담는다. 

*오늘의 꿀팁은 조개는 다다익선, 많을수록 맛있다. 

초록빛 시금치가 올리브유에 노릇하게 데쳐져서 식감을 자극했다. 


이윽고 토마토 수프가 다 끓어서 크림을 넣고 볼에 담은 뒤 오븐으로 향했다. 

오븐에 들어가면 마치 마법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나오면 뭔가 환상적인 것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디저트도 완성이 되어, 선생님께서 얼그레이 크림과 딸기를 얹어서 마무리해주셨다. 연말 느낌이 확~ 나는 디저트 메뉴였다. 


음식들이 모두 완성이 되고, 완성된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세팅해주셨다. 총 세 가지 메뉴, 봉골레, 토마토 수프, 딸기 디저트 까지!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 한 가득이었다. 너무 설레는 나머지 허겁지겁 포크질을 시작했다.

먼저 봉골레 맛을 봤는데 짭조름하니 와인 안주로 딱일 것 같았다. 오븐에서 갓 나온 토마토 수프와 그 위의 페스츄리는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었다. 입천장을 대지 않게 내 식탐을 컨트롤하면서 먹었던 메뉴.

그 두 가지를 먹으니 배가 불러와서 마지막 디저트는 내일 먹으려고 포장을 부탁드렸다. 얼그레이 크림을 띠로 챙겨주신 선생님 센스가 돋보였다. 

오늘 쿠킹 클래스에 총 4명의 수강생이 참여했는데, 먹다 보니까 하나둘씩 이야기보따리를 꺼내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맛있는 음식, 예쁜 공간이 있는데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게 2시간이 흘렀고 쿠킹 클래스는 마무리가 되었다. 


이 공간에 오면 뭔가 힐링받고 가는 기분을 느껴서 다시 찾게 되는 것 같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계속 찾게 되는 것처럼. 그래서인지 재방문율이 굉장히 높다고 한다. 어쩌면 요리는 사랑이 가득 담긴 행위이지 않을까 다시금 느끼는 하루였다. 추운 겨울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스한 페스츄리 수프 한 그릇을 만들어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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