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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22. 2022

기록의 습관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습관 한 가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지체 없이 말할 수 있다.

'기록' 하는 것이라고. 어릴 적 기록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꽤 있다. 종이 쪼가리에 생각나는 것들을 수도 없이 적는 습관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 때문에 엄마한테 혼이 날 정도였다. 그래서 손에다가 쓰기 시작했고, 손바닥의 크기에 한계가 있어서 결국 노트로 옮겼고,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기록을 한다. 미국 디자인 스쿨 입시 포트폴리오로 '기록'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 정도로 기록에 대한 애착과 열정은 자부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승희 작가는 워낙에 마케팅 업계에서 유명하기도 하고, 본인의 열정을 표현하고 지속하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팔로우를 하고 있던 터라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다. 

읽어 내려가는데, 이렇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마치 내 입맛에 딱 맞는 식당을 찾은 느낌이었다. 내가 마케팅 업에 몸을 담고 있어서도 있겠지만, 아주 심플하면서도 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좋았다. 그녀는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꾸준히 하다 보니 남들도 그 행렬에 동참했다고. 이렇듯, 본인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열심히 하면 남들에게도 그것이 전달이 되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책은 한 페이지마다 작가가 수시로 작성해둔 노트 쪼가리 혹은 영감을 받은 이미지와 함께 느끼는 바를 간략하게 적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인상 깊게 본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To Do 보단 Reason Why

보통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투두 리스트', '버킷리스트' 등을 작성하며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 대부분의 경우 이루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어쩌면 투두에만 몰두하고 Reason Why: 내가 진짜 그것을 이루고 싶은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모두에겐 '처음'이 있다

'줄리아에게도 처음은 있었을 거야'

내가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무수히 많지만, 보통 두려움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내가 참 좋아하는 영화 '줄리 & 줄리아'에서 줄리가 요리를 망치면서 좌절했을 때, 옆에 있던 남편이 줄리에게 해준 말이다. 누구나 처음이 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오랜 시간을 투자하면 실력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케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마케팅은 적어도 많은 것을 좋아하는 게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되는 일 같았으니까'

면접을 보면 항상 받았던 질문이 '왜 디자이너에서 마케팅으로 전직하셨어요'이다. 

그러면 항상 '디자인을 할 때도 기획을 하는 일이 가장 좋았고 그쪽으로 포커싱 하고 싶어서 전직을 했다'라고 대답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필자가 쓴 저 말처럼,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마케터로 최적화되어 있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생각했다. 면접을 다니다 보면 내가 면접관한테 꼭 하는 질문이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이 포지션을 뽑으시나요?'였다. 

그러면 대부분의 대답이 적극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했었다. 


마지막으로 내게 와닿았던 메시지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예술가는 특별한 삶을 살지 않는다. 평범한 삶을 특별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하루하루가 누구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지만,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 가면 온전히 그 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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